차지연/조풍래/손승원/박영수/금승훈/김도빈/김건혜


이야기 자체보다도 무대가 매력적이었던 극.

조명과 무대 구성, 그리고 군무가 참 좋았다.


조금은 과하다 싶은 조명과 계단의 사용이었지만, 전체적으론 뭔가 묘한 느낌을 주는게 나쁘지 않았다랄까.


사실 명성황후의 사진 이야기보다 좀 더 흥미가 갔던 것은 짧은 고종의 등장.

단순히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그런 느낌보단 할 의지가 아예 없는, 포기한 그런 이미지의 고종.

뭔가 싸이코틱한 느낌의 그런 고종에 더 시선이 갔다.


개인적으로 그닥 좋아하지 않는...사실 형편없는 왕이라 생각하지만

오늘 극에서 잠깐 비춰진 그런 고종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물론 박영수 배우가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한 것도 있었지만...

당당하게 서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마치 어린애처럼 징징거리고, 김옥균에게 선망어린 시선을 보내는가 하면 매달리기도 하고, 그리고 매몰차게 죽음을 명하는 그 짧은 순간의 그 감정 변화가 참 흥미로웠다.


명성황후의 역을 맡은 차지연 배우는 굉장히 잘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계속 드는 명성황후의 실제 모습이 생각이 나서 그렇게 감정이입은 안 되었다.


공연을 보면서 참 멋지다고 느꼈던 것은 군무.

서울예술단의 군무는 여태까지 보았던 뮤지컬 앙상블, 군무 중에서도 최고였다.

동작 하나하나가 부드러운 선의 느낌을 주는 한국적인 느낌도 좋았고, 

한복 의상, 군무 소품 자체도 함께 잘 어우러져 감정,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그런 부분도 좋았다.

전봉준 역을 맡은 배우의 춤엔 시선이 절로 갔다.

강렬함과 부드러움. 어떤 배우인지 몰라 검색해 봤는데 변재범 무용수라고..

아, 무용수구나..

어쩐지.(제대로 찾은 것 맞나? 얼굴이 비슷한 것 같은데.. 워낙 얼굴치라..ㅜ.ㅜ)


실제의 역사가 참 짜증이 나는 역사라 이야기 자체에 공감하기 보다는 

무대에 감탄, 군무에 감탄하며 봤던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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