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8.15 



마로니에 공원에서 하는 "공원은 공연중"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밖에서 하는 연극에다가 무료공연, 더군다나 햄릿 정극. 색다르게 바꾼 것들은 많이 있다만 생각해보면 셰익스피어 정극은 그닥 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외국의 극단이라 알아듣지 못한다는게 걱정되기도 했지만, ㅎㅎ 어쨌든 처음에 줄을 섰던지라 정말 좋은 자리를 맡아서 보게 되었는데 보고나서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대사가 여자가 듣기에는 참 거북한 것들이 많이 있었긴 했지만 캐릭터의 느낌이 확 다가왔다. 특히 햄릿이 참... 그동안 햄릿이 우유부단함의 대표자라고 듣기는 했지만 그만큼의 느낌을 덜 받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의 햄릿은 정말이지 찌질하다. 어떻게 하다 망설이다 기껐 내세운 것이 미친척이라니.... 음.. 더군다나 오필리아에게 대하는 건 어머니에게 못했던 것을 다 푸는 느낌이랄까, 완전히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격. 

그런데 저 캐릭터가 저렇게 익살맞았던가 싶은 것은 오필리아의 아버지. 음, 연극이니 사실 그런 캐릭터가 이씩 마련이겠지. 그러나 정식으로 셰익스피어 희곡을 읽어보지 않았으니 저런 캐릭터인지 새롭게 알게되었다.  연극 장면도 꽤 익살맞았다는 것도 새로운 느낌.
중간중간 익살맞고 유머있는 장면이 있는 것 같은데 공교롭게도 나는 영어능통자가 아니라..ㅜ.ㅜ 더군다나 문화도 다르니 그 핀트도 못 맞췄지싶다. 왜냐면 옆에서 보던 외국인 한 무리는 깔깔대며 웃던 장면들이 몇 개 있었으니까.  다만 나를 비롯한 관람객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했으니...ㅜㅜ 

공연을 보면서 바깥 공연이다 보니 굉장히 왁자지껄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자리를 옮기는 사람도 많을 것 같고... 그런데 와, 굉장히 조용했고 다들 공연에 집중! 핸드폰 울리는 소리도 거의 없었고 중간에 사진 찍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극히 일부. 공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왔구나 싶기도 하고, 이런 거 관람하는 태도도 굉장히 좋아졌구나 싶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즐겁고 기분좋은 관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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