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공연 

저녁 공연


황정민 연출의 "당분간 보실 수 없을 겁니다." 라는 막공 인사가 참 처절하게 다가오는구나.


보면서 이리저리 불평하고 투덜대긴 했어도, 좋았던 극.

지나치게 1차원적으로 해석하고, 캐릭터 해석, 연출방향이 마음에 안 들고, 번역이란게 너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사실 올렸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봤던 극이기도.


사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낮 공연이 저녁 공연보다 더 좋았다.

그건 아마 발라디어 최재림 배우 덕분이었을지도.


발라디어/오스왈드 역의 배우는 미스캐스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 최재웅 배우의 발라디어를 봤던 입장에선 사실 비교가 되었었고, 그것 자체를 떠나 그 역할을 아직 연기경험이 많지않고, 강약 조절이 잘 안되는 배우에게 맡겼다는 게 애초에 잘못이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최재림 배우의 발라디어는 발전을 했다. 그게 낮 공연을 더욱 더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이유.


사실 최재림 배우를 굉장히 오랜만에 봤다. 그래서 더욱 더 그게 눈에 보였다. 그 달라진 모습이. 지난 번 관객과의 대화 동영상에서 극을 연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좀 호감이 들었는데 이날 공연을 보니 달라져서 더욱 호감이 상승. 오스왈드의 장면에선 연기가 참 미숙하다는 생각도 든다. 뭐랄까 열심히 생각하는게 눈에 보인다. 이 장면에선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야지. 여기에서 이렇게 돌고 쳐다보는 거야, 하는 그런 생각들이 완전 풍겨나왔다고 할까.^^;; 하지만 일단 노래가 되고, 초반에 보여줬던 멀뚱한 발라디어가 아닌, 보다 극의 흐름을 타며, 조소하고, 관찰하고, 해석하고, 호응하는 그런 발라디어의 모습을 봤다. 발전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막판에 와서 좀 더 아쉬웠던 인물. 그에 비해 강하늘 배우는...ㅜ.ㅜ


찰리 귀토의 박성환 배우와 황정민 배우의 해석 역시 박성환 배우의 캐릭터 해석이나 연기방향이 내 취향이었기에 더 낮공이 좋았다. 황정민 배우의 찰리 귀토는 초반보다 안정적이었지만, 그럼에도 찰리 귀토란 인물을 아무런 생각도 없는 바보로 보고 연기하기에,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캐릭터 해석에 공감할 수 없었다. 그에 반면 박성환 배우의 찰리귀토는 뭔가 실실대고 웃고 바보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무어 부인과의 장면에서 폭발하는 모습처럼, 가필드 대통령과의 대면의 장면에서처럼, 자신을 무시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밑에 깔려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윤석원 배우. ㅜ.ㅜ 다음 공연은 언제인지.ㅜ.ㅜ 목소리는 언제나 그렇듯이 듣기가 너무 좋다. 연기도 좋고.ㅜ.ㅜ 시간이 갈수록 좀 더 감정이 조금 과해진다 싶긴 하지만 언제나 울컥하는 건 레온 촐고츠의 장면. 권총 노래의 처음에 "총이 싫어."에서 점점 표정이나 태도가 변하면서 "한 번만 더" 그리고 암살 장면에서 웃는 모습까지 그 흐름의 장면이 정말 좋다.ㅜ.ㅜ


비크 역할의 정상훈 배우와 남문철 배우. 두 분 다 비크를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하셔서 너무나 다른 비크를 연기하시지만 그럼에도 둘 다 "비크"라는 사실을 보여주신다. 이 공연을 통해 두 분을 처음 알았기에 정말 좋은 배우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다. 이전에 비크는 굉장히 난해하고 지루한 캐릭터였다. 혼자서 떠드는데 대체 왜 그리 말이 많은지.  내용도 귀에 잘 안 들어오고. 그런데 이 번의 비크는 달랐다. 그래서 첫 공연을 보고 굉장히 놀랐던 것도 있었다. 난 두 분의 비크를 모두 좋아한다. 보통은 그래도  선호도가 있는데 이 두 분은 너무나 다르지만 둘 다 비크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기에 어느 것을 고르라고 하기 난감할 정도로 좋다.


커튼콜 사진. 언제나 그렇듯 편파 커튼콜 사진..^^





나의 완소 배우들^^



찰리 귀토 역의 박성환 배우.



개그 본능이 철철 넘치시는 정상훈 배우와 마냥 웃고 있는 윤석원 배우



마지막의 태민군과 오늘 발라디어를 즐길 수 있게 해 주었던 최재림 배우



다시 끝인사하러 온 태민 군^^



나 진짜 최재림 배우가 반가웠다. 그 때 그 심정이란.ㅜ.ㅜ 


'

황정민 연출이 그만 박성환 배우를 최성환 배우로..ㅜ.ㅜ 다들 웃니라 정신없다.



아직도 웃으신다. ^^;;



중간에 사진 몇 컷 자르고 올리는데도 계속 웃으신다. 윤석원 배우 못 참으신다.^^;;



유유히 손을 흔들며 나오시는 정상훈 배우 피부가 뽀얗다.^^ 박성환 배우도.



자리에 서자마자 계속 꼼지락꼼지락 한시도 가만 안 있으신다.



사진을 계속 보는데 참 윤석원 배우는 꼿꼿하게 서 있다. 다리도, 팔도 거의 차렷자세.



아, 이번 어쌔신! 이 분들 덕분에 정말 좋았다.ㅜ.ㅜ 



나보고 V자 한 줄 착각했서 괜시리 좋아했다. 역시 내 눈은 안 좋은게야.ㅜ.ㅜ



정말 정상훈 배우는 계속 관객석을 둘러보고 꼼지락꼼지락!!



보고 있으면 정말 재미있다. 아주 다양하다.^^






진짜 윤석원 배우는 저 꼿꼿한 자세. 정말 부동의 자세다.





전체 한 컷!! 꿍시렁꿍시렁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좋은 극을 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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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면 볼수록 참 잘 만들어진 극이다. 음악도 그렇고, 줄거리도 그렇고. 보고 나와서 한참 귀에 맴돈다.

2. 극을 보게 되면 제일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역은 레온 촐고츠와 샘 비크. 배우의 연기가 참 좋다.

3. 이젠 좀 적응해서 나름 극의 전개를 즐기지만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
  첫째 왜 까페 씬에서 나이를 세고 앉아 있을까. 부스에게 암살결과를 물어보는게 이해되지 않아. 
  둘째 왜!! 레온 촐고츠와 엠마 골드만의 대화에서 다음 장면이 오버랩되어서 나오는거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장면도 아니고, 골드만 부인이 "우리끼리 노예가 되지 맙시다." 라는 레온의 이야기에서 의미있는 부분, 마감이 되는데 집중력이 흐트러져 버린다.ㅜ.ㅜ 
  셋째 왜 그렇게 설명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병 떨어뜨리는 것 알고요. 마약 피우고 있는 것 알아요. ㅜ.ㅜ 

4.그러나 제일제일 불만인 것은 아이가 마지막 부르는 노래. 왜 번역이... 이젠 멍하다. 그 부분이 나올 땐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봐!
  근데 오늘은 정말 짜증이 치밀어오르더라. 앞에서 좋았던 기분 다 사라져 버려...  아이야, 너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다. 번역이 완전히 엉망이라 그래..ㅜ.ㅜ 그러다 엔딩 곡에서 다시 기분이 좋아지고.ㅜ.ㅜ 

5.정말 이렇게 투덜투덜 대면서 또 보러갈거지. 보러가. 연출이나 진행 등이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극 자체가 좋은 걸.ㅜ.ㅜ 


지난 번 찍었던 커튼콜과 오늘 찍은 몇 장 안되는 사진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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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뭐라고 꿍시렁대면서 계속 보는 어쌔신.


두 배우만 죽어라 봤던 공연.


레온 촐고츠의 윤석원 배우와 세뮤엘 비크의 정상훈 배우.


사실 그 극에서 제일 공감이 가고 대토령을 죽일만한(?) 사연을 가진 인물은 레온 촐고츠.

더군다나 레온와 엠마 골드만과의 대화는 정말 눈물이 나온다.

아무것도 없다는 레온. 그리고 그런 레온을 위로해주는 골드만.


세뮤엘 비크는 지난 번에 썼던 것처럼 해석과 표현이 새롭다.

그만의 독특한 유머방식 덕분에 지난 번처럼 대사를 잊어버리는 경우도 잊고, 중간중간 삼천포로 빠지는 듯한 장면은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세뮤엘 비크의 절망, 한탄, 아이러니의 감정을 아주 잘 전달해준다는 것.

그래서 참 좋았다.


이번 어쌔신에서 참 아쉬운 것은 레온과 비크처럼 순간순간 콱 찔러주는 그 감정이 없다는 것.

그게 배우의 역량이라기보다 연출의 역량인 것 같다.


강하늘 배우의 발라디어는 처음 봤다. 

연기는 최재림 배우보다 나았다. 일단 표정이 변해서... ㅡ.ㅡ 그러나 노래가....

발라디어인데..ㅜ.ㅜ 

존재감 역시 그닥 느껴지질 않았으니.

최재림 배우나 강하늘 배우나 누구를 봐도 그닥 상관없을 듯.


박인배 배우의 부스는 그 동안 괜찮게 감상했다.

일단 파워가 있으시니...

근데... 정작 부스의 장면에선 왜 이리 아무 감정이 안 느껴질까.

오늘은 참 그게 심하게 다가왔다.

노래도 잘 부르고, 얼굴 표정이나 연기도 괜찮은 것 같은데 왜!!! 목소리에선 아무런 감정이 안 느껴지나.ㅜ.ㅜ 


오늘 그래선가

앞에서 발라디어와 부스가 나오는데 하품만....ㅜ.ㅜ 


언제나 그렇지만 마지막 노래는 뜬금없어.

대통령이 암살당했다는 이유만으로 보고싶어해야 하나? ㅡ.ㅡ 


더 이상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빠져나갈 곳도 없는 사람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그 극에서 대통령의 암살이다.

결국 뭔가를 바꾸고 싶고, 자신들이 행복할 권리를 찾기 위해서... 

그래서 극은 대개 중립적으로 흘러가는데 마지막 빌리의 노래는 그걸 다 뒤집어 엎어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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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막공 공연에 대해 말할 건 없네요.
멋지다는 말 제외하곤 말이지요.
막날 공연이라 배우들이 전체적으로 감정이 업되었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좋았어요. 이래서 공연은 볼 때마다 다른지...

아. 석원 배우. 서도를 죽이고 나서 나즈막하니..
"더운데?"
"싫다."
그 두 마디를 읊는데... 그 때의 그 목소리.
또 체념 + 허탈 그 때의 미묘한 미소.
계속 머리 속에서 재생중입니다.
그 섬세한 연기가 미치게 좋습니다.

진아씨는 정말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여배우같아요.
얼굴에서 살아나는 그 감정들이 좋아요.
동그란 얼굴도 너무 좋고요.ㅜ.ㅜ

성환씨는 확실히 감정이 차고 넘쳐오르시더군요. ㅎㅎ
이카루스의 날개는 오늘 더욱 더 그랬고요.
애절한 것도 좋긴한데, 다만 총을 맞고 토해내는 소리에서 그 부분이 지나치게 크고 과하게 들렸다는 점이 조금 아쉬워요.^^;;

끝나고 나서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성환씨와 진아씨는 달고나를 하신다는데, 한 번 보러갈까 생각중이기도 하고요.^^

석원씨는 무슨 작품을 하시려나...

막공이 끝나고 오늘은 기다렸습죠.
일행분이 선물도 준비하셨고, 저는 사진을 찍고. ㅎㅎ


일행분이 만드신 클레이 점토 인형.

볼 때마다 부러워 죽겠습니다.

손재주도 그렇고, 그 멋진 장면을 순간적으로 잡아내 구성하시는 것도 그렇고 말이지요.




















공연이 끝나고 찍었습니다.^^ 무대 위에선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두 분이 나란히 사진을 찍으셨네요.^^



그리고 정말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다른 때는 무지하게 일찍 나오신다는데 오늘은 왜!


드디어 등장하신 석원씨.

무대 위와 너무나 달라요.
왜 그리 수줍어하시는지.

아. 조곤조곤하신 어투나 수줍어하는 표정이나 너무 좋습니다. ㅎㅎ



















이렇게 배우님들 사진까지 마무리를...
공연도 좋았고, 배우님들도 멋지고.ㅎㅎ
이렇게 좋은 공연을 보면 정말 신나고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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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그 뮤지컬 참 좋습니다. 그려~~
왜 그리 새로운 장면이 쏙쏙 보이고, 무대가 알찬지.
곡은 왜 그리 좋고, 배우님들 연기는 점점 무르익어가고...
지난 주보다 더 발전되고 디테일한 배우님들의 연기가 더욱 눈에 들어옵니다.
석원씨의 세심한 연기. 문득 이야기하다 쓰릴미의 '나' 역이 어울릴 것 같다는 말에 공감이.. 
노래도 잘 부르시고, 연기가 굉장히 섬세하다고 할까요.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연기하시거든요.

문진아씨는 볼수록 참하시다는.... 여자배우보고 와, 좋다라는 생각을 별로 해 본적이..ㅡ.ㅡ
그런데 진아씨는  요즘 보기 드문 동양적인 얼굴을 하고 계십니다. 
동글동글하고 참하다는 느낌. 볼수록 예뻐요.
연기도 잘하셔서 예쁘다는 느낌을 더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레옹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자살하기 직전 부르는 "누구세요"노래는 끝내줬습니다.
그 전에 용서받을 수 없을 거야하며 "영원히"라고 중얼거리는 대사에서도 소름이 쫙...

마리안느와 레옹의 첫 만남의 연기는 더욱 더 강렬해졌습니다. 레옹과 마리안느의 자존심대결. 와우. 두 사람의 성격, 자존심, 대립, 열정, 공감이 아주 잘 드러나는 부분이었어요.

박성환씨의 연기 역시 점점 섬세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좋은 연기와 노래를 보여줬지만 다른 두 분에 비해선 조금 약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특히 노래와 노래를 잇는 사이의 연기에서 말입니다. 이전에도 충분히 좋았지만 배우님께서 좀 더 손동작이나 눈빛, 대사 처리 등에 대해 더 신경을 쓰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연기의 미묘한 느낌을 주려고 말입니다.

어쨌든 세 분 연기 다 굉장하다는게 결론.
이 뮤지컬이 세 분 모두 주요인물이고 셋이서 꾸려나가는 것만큼 한 사람이라도 여기에서 능력이 부족하면 엉망이 되었겠지요. 근데 이 뮤지컬은 그 세분이 모두 연기, 노래 너무 잘 하시니 그 보는 재미가.. 어느 한 사람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정말 즐겁게 감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막공까지 이틀.
막공을 다시 한 번 보러갈 생각인데.. 아...
이거 생각할수록 굉장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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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관람. 
CAST : 윤석원, 박성환, 문진아

정말 최고였습니다. 짝짝짝!!!!

처음에  공연이 정각에 시작되지 않아서 뭔일인가 싶었는데, 기계에 문제가 있어서 죄송하다고 했네요.
그 때 속으로 저 사람들 얼마나 애가 탈까, 하는 생각이 들덥니다.
결국 기계의 문제점은 못 고치고 마이크 없이 배우들이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썡목!!!
쌩라이브!!

결과요?
최고였습니다.ㅜ.ㅜ
배우들은 아마 마이크 때문에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더 목소리를 크게 내고 힘이 들었겠지요.
그런데 어쩝니까.
마이크가 없어서 그런지 목소리의 감정이 더 잘 느껴졌는데....
배우님들께는 미안한 소리지만, 쌩목이 더 좋았어요.ㅜ.ㅜ

이번에 앉은 자리는 지난번과 다른 구역, 거기다가 더 가까운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번에 못 봤던 부분들을 볼 수 있었고, 더군다나 배우님들의 얼굴이나 표정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자리의 이점 + 쌩목공연

지난 번 공연을 볼 때는 솔직히 내용이해에 급급했었지요.
처음 보는 공연이니까요. 
더군다나 제 엄청나게 나쁜 시력 때문에 그 작은 공연장에서도 사실 잘 표정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번엔 B구역의 두번째 자리... 완전히 보이는게 다르더군요.
배경에 따라 아래 무대에 비쳐주는 이미지가 다르다는 것도 새로 깨달았습니다.

지난 번에도 무대를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에 느꼈던 것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첫번째 봤을 때 무대활용은 배우들의 동선이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야기했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서 있는 위치 등의 구도, 퇴장, 등이 모두 내용과 밀접하게 연결이 되더군요.

첫 곡이 바로 그 예였습니다. 
두 남자가 프랑스, 혁명 등의 이야기를 하는 중 바로 이어 마리안느의 등장
여자를 가운데에 두고 두 남자가 그 여자뒤로 서 있는 구도.
백만송이 장미~~ 하며 마리안느가 자신의 사랑, 낭만 등을 이야기할 때 피에르를 전혀 바라보지를 않아요.
그리고 남자들이 먼저 퇴장하고 나서 마리안느가 바라보는 쪽 역시 레옹이 퇴장하는 쪽이죠.
사실 이야기의 구조, 인물간의 갈등관계를 첫 곡에서 이미 다 암시하고 있었던 거죠.
두 번째 보니 그런게 아주 절절히 느껴지더군요.

이런 연출도 좋았지만 배우님들의 연기가 좋지 않았다면 감동은 덜했겠지요.

아까 쌩목이 더 좋았다 한 건 지난 번 마이크로 들었던 것보다 직접 목소리로 들었더니 그 감정선이 더 확실하게 다가왔던 것 때문입니다.
마이크가 더 목소리를 깎았던 거죠.

윤석원씨..ㅜ.ㅜ 
그저 눈물이 흐릅니다. 그 세세한 디테일, 감정. 아,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석원씨가 노래를 부를 때 몇 번이나 눈물이 나오더군요.
특히 노틀담에서의 노래는 정말 저도 모르게 눈물이...ㅜ.ㅜ 그 설레이고 떨리는 마음이 노래에 절절 묻어나오더군요. 혁명을 부르짖는 남자지만 신분으론 평민, 배운 것 없는 남자가 연모하는 귀족신분의 여성을 만나 엉거주춤한 모습이라든지, 왈츠를 출 때의 어색한 스텝, 그런 부분이 정말 세세하더군요. 감정이 고조될 때 격렬한 연기, 열정, 사랑, 슬픔 등 캐릭터에 완전 녹아들었습니다. 정말 중간에 눈물이 방울방울 맺혀 뚝뚝 떨어지는데.. 와, 정말 집중할 수 밖에 없더군요. 연기도 그렇지만 노래 속에서 이렇게 감정을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박성환씨의 피에르.
대단합니다. 마리안느와 레옹이 노틀담에서 만날 때 레옹에 대한 증오, 마리안느에 대한 연모, 이런 시선이 확확 바뀌는데 말이지요.
마지막 곡의 피에르는 정말 끝내주더군요. 레옹이 되고 싶었지만 결국 될 수 없었던 은규. 마리안느(서도)와 사랑하고 싶었지만 그 선이 맞닿지 않을 때 피에르(원표)의 모습. 허공에 뜬 손,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그 슬픔이 절절합니다. 이 역이 참, 악역이라고 말하기엔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오히려 불쌍하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문진아씨.
이번에 정말 배우님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게 행운이었지요. 다른 배우님들도 그렇지만, 표정이라든가, 노래라든가 뭐 더 말할 필요 있겠습니까. 그나저나 무척 인상깊었던 것은 마리안느가 레옹이 자신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고 자살하기 전에 부른 노래였습니다. 레옹에 대한 그리움, 죄책감 등이 반쯤 미친듯한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완전히 홀렸습니다. 보이지 않는 레옹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 손짓, 그리고 죽기 전 레옹에 대한 격렬한 감정 등등.

소극장이었기에 생목, 생라이브로 가능했던 공연이지요. 
아마, 다른 곳이었더라면 보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 느꼈던 건 안 좋은 음향이 얼마나 배우들의 연기를 깍아먹고, 뮤지컬 배우들의 연기라는게 정말 대단하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대에 들락날락 거리고 노래를 부르고, 박자를 맞추면서도 완전 그 역할에 녹아나는 그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정말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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