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모비딕 생각만 ....


4월 28일 그 울던 신이스마엘이 생각나고 지퀴퀘그가 생각나고..

둘이 짝짜궁 호흡이 맞던 플라스크와 스텁이 생각나고.

가혹한 운명을 부르던 이승현 스타벅과 에이헙 선장이 생각이 난다.


계속된 되새김질.


걸핏하면 떠 오르는 장면.


커튼 콜 사진을 보면서 넘 좋아 하다가 눈물이 다시 나고.


정말 많이 좋아하고 즐거워했고 함께 울었구나 싶다.






 지인의 블로그에서 이 사진을 봤다. 

 출처는 신지호 이스마엘의 트위터.

  그리고 그 밑의 신지호 이스마엘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모비딕에서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장면중 하나"







내게 있어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장면 중의 하나.



"친구여 운명이다 바꿀 수 없다

이별은 만남이다
더 이상 슬퍼 말아라"

잡을 듯 하면서도 더 이상 잡을 수 없고.
슬퍼하는 이스마엘을 두고 차마 돌아설 수 없는 퀴퀘그.
이스마엘과 퀴퀘그만의 교감.


서로를 바라보고 손을 내뻗어 보는 저 장면에 또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 다시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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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항해도 끝났고, 그들을 보며 즐거워하며 피쿼드 호와 함께 할 날을 기대하며 일주일을 기다리던 내 항해도 끝났다.

여러 의미에서 참 아쉬웠던 공연.


이번 모비딕 공연은 배우들마다 너무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캐스팅이라도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여러 배우들을 좋아했고. 그런데 막판에 가서....음... 


일단 예상했던 대로였고 기대한 만큼 했던 공연. 좋은 의미에서이든, 나쁜 의미에서이든. 


1부는 너무나 즐겁게 봤다. 막공답게 갑자기 튀어나온 지 퀴퀘크부터 고래종류 노래할 때 나온 여러 배우들의 모습. 반갑기도 했고, 곡의 원래 의미나 극의 흐름도 깨지 않는 즐거운 이벤트라 굉장히 즐겁게 보았다. 콘 퀴퀘크와 윤한 이스마엘은 역시 연주자이기에 연주가 굉장했고. 웃으면서 박수치면서 즐겁게 ^^


2부는 워낙에 심각한 분위기라.... 퀴퀘크와 죽을지경인데 어찌 웃을 수 있겠는가. 네레이드는 강렬했다. 그런 네레이드를 퀴퀘크는 정말 떨쳐버릴 수 없었을 것 같고. 왠지 죽어야 될 것 같은...ㅡ.ㅡ 게다가 잡아주는 사람도 없잖아!  그리고 내 시선은 또 하나의 중심커플인 스타벅과 에이헙 선장에게로.


생각해보면 참 여자에겐 그림이 되는 멋진 공연이다. 등장하는 여배우는 네레이드 하나. 나머지는 남성들로! 게다가 그냥 남자냄새만 나는 것도 아녜요. 둘 둘 둘 커플이 묶여져요. 이스마엘과 퀴퀘그. 플라스크와 스텁. 스타벅과 에이헙. 플라스크와 스텁은 왠만하면 잘 묶여져요. 워낙 스텁 항해사가 잘 받아주니. 플라스크의 경우 자신의 유머(?) 취향에 따라 약간의 선호가 달라질 수 있고.


어제는 신지호 이스마엘과 지현준 퀴퀘크에게서 시선을 못 떼더니. 오늘은 스타벅과 에이헙 선장에게서. 역시 내 취향은 이승현 스타벅 항해사였던 것이야! 스타벅과 에이헙이 아슬아슬한 시소, 줄타기의 느낌을 이뤄야 하는데 그게 오늘은 정말 좋았다. 사실 에이헙 선장의 경우 최근 들어 연기가 지나치게 오버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은 그 사이를 잘 조절하신 것 같고 더군다나 같이 날뛰는게 아니라 냉정하고 이성적인 스타벅이 한 쪽에서 눌러주니 정말 보기가 편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커플에 완전히 시선 집중.


초반 스페인 금화 때 에이헙과 스타벅의 대립. 그러면서도 선장에게 항상 예의를 갖추는 스타벅. 속이야 어쨌든 결정적으로 대립하지 않는다. 그러니 플라스크가 "용기는 대체 어디에 쓰나" 라는 말을 듣기까지 하지. 가혹한 운명에선 완전히 스타벅의 심정을 이해하겠음. 적절한 세기. 분노. 답답함. 등등 여전히 몸 상태가 조금은 안 좋아 보이시는 이승현 스타벅 항해사이지만 그래도 잘 하시더라. 아 정말. 유능한 1등 항해사 스타벅. 풍랑 때의 지시가 완전히 또렷하다. 그리고 그 절정. 에이헙 선장이 죽고 그 다음 자신의 가족 사진을 보며 눈물이 또르륵. "소중한 사람에게 돌아가지 못하는구나. ... 미안해..." 라는 말이 왜 그리 마음에 콱. 


그리고 다시 한 번 느낀 거지만 피쿼드 호가 모비딕과 부딪치고 난파된 건 에이헙 선장의 기도가 너무 강해서였다. "모비딕에게 최후를,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에게 죽음을." 또한 중간 중간 첼로 활과 첼로가 십자가를 이루는 건 물론이고 선장의 모비딕을 찾아헤매는 광기 부분에서나 가슴을 치면서 기도하는 부분이나 신은 내려다 보고 있었는걸. 참 묘하게 조명이 돛대를 십자가 모양으로 비추고 있는 부분에서 다시 이 모비딕 팀의 연출, 조명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선장의 그 광기어리고 절실한 기도가 결국 신에게 닿았다. 그래서 피쿼드 호는 난파 된 것. 스타벅의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은 열망은 선장의 그 광기어린 기도와 독단적인 제물 앞에선 어쩔 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


스텁 항해사의 죽는 장면은 강렬했다. 굉장히 강렬한 연주였다고 했는데 거기에 오늘은 비명까지 지르셨구나. 난 그걸 연주로 들었다니 내 귀는 막귀. 어쨌든 정말 격렬. 저렇게 스텁을 보내는 구나 싶었다.... 그리고 난파 후의 모비딕의 연주는 왜 그리 구슬프게 들리던지. 그 부분을 들을 때마다 모비딕은 무슨 기분일까....그런 생각이 든다. 가만히 있는 자신에게 달려든 사람들이 불쌍해서인가. 아니면 유유히 살아가는 고래가 물줄기를 뿜으며 먼 바다로 다시 여행을 돌아가는 모습인 걸까.. 그리고 사람들이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걸까.... 참 뭐라 짚기 뭣하다. 내가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가 싶지만.... 몇 번을 봐도 콘트라 베이스의 소리는... 그 모비딕의 소리는 의미를 말하기 어렵다. 다만 헛된 싸움에 휘말린 피쿼드 호의 선원들이 불쌍하지만....


왠지 막공 같지 않아...ㅜ.ㅜ 


뭔가가 더 아쉽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보러, 또는 들리러 가던 연강홀. 모비딕이었는데.

그 배의 모습을 못 본다는 것도 아쉽고.

고래,여자, 술을 부르며 어깨동무하는 그 선원들의 모습도 못 본다는 것도...

가족을 항상 그리워하던 스타벅의 모습도.

모비딕에 미쳐 있던 선장의 모습도.

그리고 그 넘쳐나던 음악. 웃음. 울음을 다시 보지 못한다는 것도 그렇고.

다음에 또 이 공연이 올라올 것 같지만 이 중 몇명을 그 공연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약 두 달동안 정말 즐겁게 봤던 공연.

뭐, 이리 저리 나름 뭐라 궁시렁궁시렁대긴 좋은 공연이었고, 그런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고마울 뿐.

모비딕을 만드신 모든 분. 배우들 뿐 아니라 연출, 무대, 음악, 조명 모두모두 감사드릴 뿐.

배우들에게도 그 연기, 공연, 연주에 감탄을 하지만...

언제나 감탄하는 것은 그 기울어진 배의 무대. 묘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조명.(이렇게 적재적소에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조명은 참말이지 볼 때마다 감탄...). 그리고 음악. 아.. 정말..ㅜ.ㅜ 음악은 진짜 매일 출퇴근할 때마다 들어요. 진짜.


이번 주말엔, 금요일엔 뭐 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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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살아남아 당신께 고하노라. 이곳은 도전의 길이었지만, 동시에 파멸의 길이었고, 내가 인생에서 끊임없이 갈망하던 특별한 항해를 내가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떠났던 소중한 항구다. 이제 내 젊음의 한부분을 놓고 온 고래잡이배와 검고 푸른바다에 마지막으로 나의 추억을 바친다.



눈물을 꾸욱 꾹 눌러 참으며 말을 잇던 신지호와 이스마엘이 순간 겹쳐보였다. 이스마엘이 항해를 끝마치며 젊음의 한 페이지를 덮으며 맺는 말이지만 오늘 마지막 공연을 했던 신지호에게도 자신의 삶의 또 다른 한 페이지를 끝냈을 테니. 고래잡이 배를 만든 무대 위에서 함께 연습을 하고 공연을 하며 정이 들었던 멤버들과 함께 마무리를 짓는 그런 신지호와 이스마엘이 겹쳐보이고 다시 여기에서 울컥. 내겐 있어서 정말 좋은 공연의 막공. 


내일이 남아있긴 하지만 워낙 좋아하는 공연과 배우들이었기에 더 그런지도.


신지호 이스마엘은 참 감정표현이 솔직하다. 사실 배우라기에는 좀 그렇다. 감정 조절이 안 되고, 대사의 억양이나 연기도 그저그런 편. 원래 피아니스트니. 근데 이상하게도 신지호 이스마엘을 보면 함께 즐겁고, 함께 슬프게 된다. 그 엉엉 울어대는 연기가 왠지 모르게 공감이 되고 나도 엉엉 울게 되고.


콘 퀴퀘그와 지현준 퀴퀘그. 콘은 연주로 감정을, 그리고 듣기가 참 좋다. 그러나 지현준 퀴퀘그는 드라마가.. 연기가 살아있다. 오늘 보면서도 몇몇장면은 뇌리에 팍. 계속해서 에이헙 선장을 경계하는 모습. 이스마엘이 풍랑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것. 네레이드가 죽는 자신을 맞이하러 왔지만 차마 발을 떼지 못하고 이스마엘을   다시 바라보는 그 모습. 친구여 너무 슬퍼하지마라는 가사 부분에서 이스마엘을 바라보는 눈빛과 동작 속에 나타나는 따뜻한 느낌. 그리고 그런 지현준에 이끌려 그대로 반응하는 신지호 이스마엘의 모습도 너무나 좋고.

아아, 생각해보니 그 둘의 교감이란... 아유. 너무나 좋아. 좋다.ㅜ.ㅜ 


조성현 플라스크와 황정균 스텁 항해사. 와, 이 커플은... 그냥 호흡이 뭔가라는 걸 보여주는 커플이라지요.

오늘 막공이라고 플라스크가 배려를... 평소엔 스텁 항해사의 소개 부분에 "삑" 하고 짧게 불러주던 것을 완전 오늘은 멋지고 길게. 그리고 중간에 스텁 항해사가 "여자가 좋겠지." 이런 대사 부분에 "나도 네가 좋아." 하는 그런 애드립. 두 분이서 호흡이 착착. 뭐라 말이 필요없는 커플. 조성현 플라스크가 작아서(?) 가벼워서(?) 날쌔서(?) 그런걸까. 완전 자연스럽게 스텁 항해사에게 안기는데, 에구. 보고만 봐도 기분좋은 유머커플. 그래서 모비딕에게 삼켜진 스텁 항해사에 대해 울부짖던 플라스크가 너무나 이해가 가고 공감이 된다.


에이헙 선장이야 언제나 잘 하시고. 그 광기어린 모습은 갈수록 심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에이헙 선장이 무척이나 미웠던 날. 평소 복수의 노래 때 에이헙 선장을 보기에 오늘 처음 알게되었다. 2층에서 보니 전체적으로 너무 잘 보였던 덕분. 모비딕에 대한 광기가 심해지고 미쳐 날뛰는선장 밑에서 퀴퀘그는 아파서 신음을... 그런 퀴퀘그를 이스마엘이 와서 안아주고, 보살피는데.. 아. 정말 이렇게까지 모비딕을 잡아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번쩍. 나중에 퀴퀘그의 관이 나타났을 때 에이헙은 강하게 분위기를 전환시키려 하지만 결국은 선원들의 원망에 찬 눈초리는 변하지 않겠지. 그리고 스타벅 항해사가 신은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하지만 어쩌면 가족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기도보다 에이헙 선장의 모비딕을 잡을 수 없다면 우리 모두에게 죽음을 달라는 기도가 더 강했었는지도.


유성재 스타벅 항해사는 음... 사실 개인취향이겠지만 내게는 정말 아니었다. 솔직히 이승현 스타벅 항해사의 모습을.. 목소리야 괜찮지만 연기가... 지난 번 이승현 배우가 삑사리가 났음에도 좋았던 것은 에이헙 선장과의 팽팽한 선, 긴장감이 살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에이헙 선장과 스타벅의 대립. 그렇지만 둘은 서로를 또 다른 면에선 존중하고 있는 사이. 그러나 그런 느낌을 유성재 스타벅 항해사에게선 받질 못했다. 스타벅과 지퀘그는 시종일관 에이헙이 모비딕을 쫓는 것을 반대하고 있고 그런 태도에 경계심을 보여주고 있다. 결정적 대립은 가혹한 운명의 노래 부분에서 나오긴 하지만 그 이전에는 둘은 계속해서 신경전 및 존중을 보여줘야 되는데 유성재 스타벅 항해사는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부분에서 감정이 분노, 화 정도의 느낌만. 그렇다보니 모비딕 앞에서 선장이 스타벅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부분에 조금 공감이... 저녁 공연은 낮공연 보다는 좋았긴 했지만 좀 여러모로 내겐 아쉬웠다.


이지영 네레이드는 ... 와, 오늘은 더 감정이 살아있다고 말할 수 밖에. 퀴퀘그에게 불러주는 노래도 그렇고, 에이헙을 몰아치는 장면은 정말 매섭더라. 진짜 바다의 여신 같았다고 할까. 목소리가 정말 듣기 좋았다. 부드럽게 감싸면서도 몰아칠 땐 사정없이! 그리고 오늘 커튼 콜 예뻤어요.^^


오늘 낮공연과 저녁 공연. 마지막 신지호 이스마엘이라 생각하니 두 번 다 봤다. 사실 낮 공연만 봤으면 엄청 안 좋았을 것. 연습 게임 같다는 느낌? 그러나 저녁 공연은 정말 즐거웠다. 생각해보니 배우들 스스로 특히 신지호 이스마엘이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는 것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생각도 해 보지만. 조성현 플라스크가 너무 대사를 씹었어.ㅜ.ㅜ 


어쨌든 저녁 공연은 1부는 정말 즐거웠고, 2부는 엉엉 울면서 봤다. 공연 끝나고 나오니 목소리가 맛이 갔더라. 숨 죽여 우니라고. 머리는 띵하고 말이지. 막공이라고 지나친 오버도 없었고, 극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위트있는 애드립. 평소의 결혼행진곡이 이적의 다행이야로 바뀌고 말이지. 그리고 퀴퀘그와 이스마엘은... ㅜ.ㅜ 


즐거웠던 공연, 즐거웠던 막공. 본래 내일이 막공인데 왜 이렇게 오늘이 막공같은지... 어쨌든 내일도 멋진 무대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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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막공 느낌.

사정없이 흔들린다.

카메라는 저 쪽으로 눈은 반대쪽으로.


아, 진짜. 이거 찍다보면 갈등때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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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본 지인들은 지나치게 배우들이 막공이 가까워짐에 따라 지나치게 들떠 있고, 뭔가가 안 맞는다고 표현했으나
난 일단 가까이서 봤기에 즐겁게 봤다.
얼굴 파 먹었나? ㅡ.ㅡ 

사실 배우들의 감정이 고조되었다는 것은 지난 번부터 느꼈긴 했었고, 
이게 재방송이 될 수 없는 공연이라는 점, 그래서 언제나 새롭기에, 때론 이런 날도 있으면, 저런 날도 있는.
정말 마음 속 편하게 감상을 했기에 즐겁게 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중간 중간 어어? 라는 건 있었지만 사실 초반에 신지호 이스마엘과 콘 퀴퀘그를 보고 오랜만에 봤기에 그런가 싶기도 했었고.
어쨌든 교감은 확실하더라. 부비부비대는 신지호 이스마엘을 보면 그저 귀엽더라.

피아노를 치는 이스마엘의 모습을 확실히 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온 몸이 사정없이 튕겨지더라. 저 조그만(?) 몸에서 저런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도 신기하고,
눈물을 훔치며 피아노를 치는 모습 역시 새롭고,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각도에서 무대를 보니 또 발견한 것들도 있었고.

이승현 배우가 몸 상태가 무척 안 좋으신지 삑사리가 몇 번 나긴 했지만 
그럼에도 인상적인 연기였다. 특히 풍랑이 칠 때 키를 잡고 있는 모습. 
완전히 저 멀리 바다를 지켜보며 배의 중심을 잡아보려 하는 모습이 머리 속에 박혔다.
초반의 좀 더 절제하는 듯한 스타벅 항해사의 모습에서 그 날은 좀 더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근데 그게 참 좋았다.
순간 순간 뿜어져 나오는 감정들. 
그게 선장의 광기와 함께 어울려 더 두 사람의 갈등을 극대화시켰던 것이 좋았다.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은 정말이지 조금만 뭔가 잘못 갖다대면 끊어질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스타벅이 선실에서 쫓겨나와 가혹한 운명을 부르기 전에 권총을 선장을 향해 겨누는 그 장면은 
다른 때에 비해 더욱 더 강렬했고 조금 잘못하면 방아쇠를 당길 것 같았다.

스텁 항해사의 말.
초반에 스타벅과 선장의 대립을 보면서 "저러다 뭔 일이 날란가 싶다." 그 말이 왜 그렇게 더 생각나던지.

아, 오늘은 중간에 스텁항해사의 모자가 벗겨졌는데 그 더벅머리가 왜 그리 정감이 가던지. ^^;;
그리고 끝의 튕기는 연주도 너무 좋아서.ㅜ.ㅜ 
다른 땐 활로 켰던 것 같은데...

근데 보던 위치가 바뀌었다고 왜 콘트라베이스의 위치를 못 찾냐구요.
대체 본 게 몇 번인데..ㅜㅜ. 
뭔가 멍 하고 나가 있던 사람은 나였나 싶기도.


집에 와서 커튼 콜 영상을 보는데 이거이거...
커튼 콜이 완전 막공이라고 해도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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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에 본 걸 이제야 쓰다니..

그것도 오늘 다시 관람하는데 말이다.


아, 정말 마지막 주다.

그 공연을 보면서도 느꼈던 건, 정말 많이 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씩은 꼬박꼬박 봤음에도

새로운 장면이 계속 눈에 보인다는 것.

더군다나 신지호 이스마엘과 지현준 퀴퀘그는 갈수록 그 화학작용이란게 이것이 정녕 끝이더냐 하는 심정.


엄청 울어댔다. 신지호 이스마엘. 감정이 추스려지지가 않았다.

그럼에도 좋았다. 

그게 신지호 이스마엘의 장점, 강점이었기에.

중간 몸이 워낙 안 좋아 몸살끼가 오는 것을 느꼈음에도..ㅜ.ㅜ (주말을 그러고서 앓았지만..)


배우들이 전체적으로 감정이 매우 고조된 느낌.

근데 그게 나쁘지 않다.

이 극에선 이상하게도 납득이 된다.


오늘 마지막 주.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엇나 싶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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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일 공연


처음 본 윤한(이스마엘)과 퀴퀘그(지현준) 캐스팅.

스타벅 항해사의 유성재 캐스팅도 처음 보았다.


일단 중심이 되는 이스마엘, 윤한의 연기는 신지호의 이스마엘과는 정말 달랐다.

제일 흔한 이야기인 신지호의 이스마엘은 소년, 윤한의 이스마엘은 청년이라는 것이 그저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전체적인 인상 뿐 아니라 연기 역시 그랬다.

신지호의 이스마엘은 갓 소년 티를 벗은 남자를 연상시키듯, 어조나 감정 표현 자체가 솔직 그 자체. 원래 피아니스트니 연기에 비중을 두지 않더라도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연극을 하는 그런 느낌을 준다.

윤한의 이스마엘은 일단 키도 크고, 인상 자체도 청년 인상. 피아니스트지만 연기는 좀 되는 편. 캐릭터가 처한 입장, 캐릭터의 감정 어조, 대사 전달 등 성격에 맞게 연기를 한다. 연기에 디테일이 있다. 대사 어조에도 변화가 있고. 반면 신지호의 이스마엘은 방방 뛰는 그런 느낌.


그러나 연기뿐 아니라 이 두사람의 또 다른 중요한 차이는 연주 방식.

신지호는 클래식 스타일의 연주자. 반면 윤한은 재즈 방식의 연주자.

그래서 그런지 윤한의 연주는 변주가 꽤 많고 화려한 느낌이 들었다. 연주는 개인 취향이겠지만 난 신지호의 연주가 마음에 든다.

특히 첫 곡에서.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이니 오히려 좀 단순한 방식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여러모로 대조되는 캐스팅.

연주, 연기, 인상, 키까지.


윤한의 이스마엘에서 제일 아쉬웠던 점은 퀴퀘그와의 화학작용.

키와 인상 때문일까? 왜 신지호에게서 받았던 그 두 사람의 절절한 우정, 친구의 느낌을 윤한에게선 받을 수가 없었다.

퀴퀘그는 식인부족 출신으로 아버지는 추장, 형제는 전사. 굉장히 강한 캐릭터.

더군다나 스토리상 보면 퀴퀘그는 돌풍을 맞아 바다에 떨어진 이스마엘을 구했고, 죽었음에도 자신의 관이 부표가 되어서 이스마엘을 다시 구하는 캐릭터다. 다시 말하면 이스마엘은 퀴퀘그가 지켜준다는 인상이 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윤한의 이스마엘은 어디다 던져 놓아도 자기가 잘 살 것 같은 인상. 퀴퀘그에 대한 애절한 우정이 그닥 느껴지지 않았다.

1부는 윤한의 새로운 디테일 연기와 독특한 연주방식 때문에 그래도 잘 봤지만 2부로 넘어가서는 윤한의 이스마엘에게 감정을 이입하지 못했던게 아쉽다. 퀴퀘그가 죽을 때 울부짖는게 왜 그런지 좀 오버스럽다는 느낌을 받았고, 왜 저렇게 외치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이게 참 슬픈 장면인데 음... 난 오늘 눈물이 나긴 했지만 이건 순전히 퀴퀘그의 지현준 덕분이었고.


그리고 멤버들과 약간 호흡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도 문제. 다른 배우들에 비해 처음 하게 된 공연이라 그런지 호흡 면에서 조금 안 맞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퀴퀘그의 손과 이스마엘이 발을 내밀어 악수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착착 맞아야 되는데 순간 멈칫. 그런 식으로 조금씩 뭔가 안 맞는 그런 것이 느껴져 조금 아쉬웠다.


하여튼 신지호와 윤한의 이스마엘은 정말 많이 달라서 개인 취향을 탈 수 있을 것 같다. 나한텐 신지호의 이스마엘이 더 좋았던 거고.




어쨌거나 오늘 내게 있어 베스트는 에이헙 선장의 황건.


첫 줄인데다가 지난 번 자리와 똑같은 자리에 앉았고, 2부에 들어서는 윤한 대신 다른 쪽에 시선을 많이 돌려서 그런지 오늘 유난히 배우들의 세부적인 연기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항상 본 장면도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드는....


특히 오늘 에이헙 선장은 참 연기가 그야말로 내가슴에 쏘옥...

모비딕에서 배우가 필요한 역이라면 에이헙 선장과 스타벅 항해사. 

특히 에이헙 선장은 광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확실히 연기력이 필요한데 오늘 유난히 그 연기가 눈에 콰악.

2부에서 에이헙의 망상 때부터는 완전히 빠져듬. 계속 선장만 본 것 같다.

항상 선장의 연기는 안정적이고 그 광기를 제대로 표현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더더욱 그 감정이 격렬했다

아니면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새롭게 재발견했다거나.


첼로는 에이헙에게 의족의 역할. 그런데 그 끄는 소리나 감정이 오늘 유난히 강렬했다. 모비딕의 광기, 망상 때 망루에 올라서서 첼로를 흔들며 노래불렀을 땐 기둥에 부딪치는 소리가 나기도 했고. 

새로운 스타벅 항해사 유성재의 연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더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이승현의 스타벅은 상당히 절제된 항해사다. 반면 유성재의 스타벅은 감정을 밖으로 표출. 그래서 그런지 스타벅 항해사를 대할 때 몸을 친다거나 멱살을 잡는 식의 몸 동작이 더욱 과격해진 면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오늘 눈에 정말 들어온 것은 퀴퀘그가 죽어가는 장면에서 노래가 흘러나올 때 스타벅과 선장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선원 한 명이 죽으니 에이헙은 뭔가 회상하는 듯 스타벅과 대화를 한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 스타벅 항해사의 눈에서 자신의 아내와 자식을 본다고. 스타벅은 꼭 자신의 가족에게 돌아가라고. 그러면서 지금 자기 모습을, 모비딕을 쫓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유감스럽게 이야기한다. 이 때 눈가에 눈물이 반짝하는데... 모비딕에 대한 집착. 강한 복수심에 사로잡힌 그 이면에 있던 자신의 가족에게 화만 내고 잘 대해 주질 못했던 것을 후회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할까. 그리고 다른 배가 모비딕을 보았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려 갑판으로 나가려 할 때 스타벅이 함께 돌아가자고 선장을 부르지만 한 번 스타벅을 쳐다보고 결국 모비딕을 선택하고 나갈 때 그 표정들. 정말이지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지현준의 퀴퀘그에 대해서도 오늘은 왠지 새로웠다. 상대방이 바뀌어서 그런가. 신참 훈련 때 퀴퀘그는 플라스크의 동작을 따라 움직인다. 그 춤추는 스텝. "당삼" 그런 것들. 그런데 코믹적으로 만든 그런 장면인가 싶었다. 사실 플라스크나 스텁 항해사의 모습은 코믹적이다. 스토리상 봐도 가볍고 즐거운 부분이기도 하기에 분위기를 가볍게 만드는 그런 장면인가 싶었다. 근데 퀴퀘그의 처음 표정, 그리고 어우러지는 과정을 오늘 느꼈다. 퀴퀘그는 이방인. 그렇기에 작살잡이라 해도 배의 분위기는 낯설다. 문화도 모르고. 처음 퀴퀘그는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따라한다. 나중엔 배의 일원이 된다. 그게 퀴퀘그의 표정으로 느껴지더라. 한마디로 신참훈련은 퀴퀘그의 적응활동. 그리고 퀴퀘그가 죽어갈 때. 이스마엘이라 부르짖는 그 장면. 울고 있는 이스마엘에게 퀴퀘그는 미소를 띄며  자신의 물건을 가지라고 한다. 그 때의 표정 역시 아... 죽인다. 그 표정을 오늘 제대로 보았는데 아.. 너무 좋았다.ㅜ.ㅜ 


연기자가 아닌데도 이젠 완전 배우가 된 콘트라베이스 스텁 항해사 황정규. 아 이분 너무 좋아.ㅜ.ㅜ 이 분의 코믹연기는 정말이지 너무 자연스럽다. 뒤에서 보여주는 반응도 깨알같은 재미. 근데 이 분만큼 극에서 분위기가 달라지는 분도 없을 듯. 스텁 항해사로서 나설 때와 연주자로서 조명 밖에서 설 때 말이다. 특히 조명 밖에 설 때는 대다수의 음악이 뭔가 불길하거나 진중한 느낌을 주는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에 성격 자체가 달라져 그런 탓도 있는 것 같다. 그 중 제일 백미는 스텁이 모비딕에게 당해 죽었을 때. 그 때 콘트라베이스를 들고 천천히 갑판 위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모자를 벗고 겉 외투를 거의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나서 흔들거리며 연주한다. 바로 내 눈 앞에서 연주하시는데 와우. 더군다나 배가 난파당하고 불이 다 꺼지고 오직 파란 조명 아래에서 콘트라 베이스의 연주는.... 정말 멋있으시다.ㅜ.ㅜ 


왜 이렇게 보면 볼수록 더 좋고 새로운 걸 찾아내는지...ㅜ.ㅜ 

아, 4월은 완전히 모비딕에 빠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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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 없이 갔다.

선착순 30명이라고, 아마 일찍 도착하지 않았으면 줄도 안 섰을 것 같지만...

어쨌든 그 30명에 들다니... 야아..


하여튼 이렇게 여유있는 싸인회는 처음.

배우님들께서 포즈도 잡아주시고.. 그러고 보면 나도 참 뻔뻔.

옛날엔 그저 웃기만 했을텐데, 포즈도 잡아달라고 하다니.


음.

나이가 들어가니 그런가.


좋은 사진들을 정말 잘 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싸인도 받고 말이지.^^






그 중 플라스크 항해사와 스텁 항해사에게 포즈를 잡아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잡아주셨다.

재치있으셔.

안그래도 스텁 항해사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한데 말이지.^^




그리고 귀여우신 내 이름은 이스마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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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현 배우. 오디션 때 무척 많이 봤는데, 난 역시 눈썰미가 없어. 못 알아봤다.ㅜ.ㅜ 기타를 잘 치시는데 생각보다 기타파트가 적어 아쉬웠다.

흔들리지 않고 잘 나왔다.ㅜ.ㅜ 찍고 나서 나중에 보니 신지호 배우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운 걸!













다음에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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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의 에이헙 선장. 저 첼로 활은 모비딕을 노리던 선장의 작살. 폼 죽인다~ 라는 생각^^


전체 배우들의 모습과 무대. 배 갑판과 분위기를 정말 잘 보여주는 무대이다.


잔을 들어올려라~ 술통을 비워라~ 고래를 잡고 기뻐하던 선원들의 모습. 앵콜곡. 

선장을 가운데 두고 빙빙 돌며 잔을 부딪히며 술을 마시는, 기분좋은 술 한바탕^^


이 순간엔 에이헙 선장과 스타벅 항해사의 갈등은 없다! 

이 모습만 보면 왜 이리 웃음이 나오는 걸까. 원래 연주자다 보니 뻣뻣한 신지호 배우의 모습.

잘 추지 못하는 춤이지만 열심히 추는 모습이 기억난다. 더불어 시뻘개진 얼굴과, 다른 배우들의 대견스럽다는 웃는 표정 역시^^

이 모습들을 볼 때마다 참 역동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첼로는 고래. 모든 선원들의 환호. 말로 표현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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