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 김도현, 방진의, 장현덕, 김효연

두 번째 보는 셜록홈즈.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굉장히 즐거웠던 공연.

지난 번의 셜록홈즈도 볼 때는 그닥 나쁘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김도현 배우의 셜록홈즈를 보니 그 말이 쏘옥....

극이 다듬어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 번 루시의 출연 때는 언제나 지지부진한 느낌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았고.
이미 알아서 그런 걸까. 아님 다듬어져서 그런 걸까.
벨라의 춤 장면도 줄어든 것 같고,
루시가 에릭을 다그치는 장면 역시 그런 것 같고.
그 땐 상당히 그 장면이 길었던 것으로 기억해서...

그 때나 지금이나 루시라는 여자 캐릭터에겐 
이상한 여자야!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지난 번처럼 "짜증나"라는 기분은 덜했다.
두 번째 보아서 그런 걸까 싶지만 지난 번의 루시 역 배우보다 김효연 배우의 연기가 더 나았다는 생각도 들고.
그 땐 진짜 새된 목소리의 이상한 여자라는 생각이 더 앞 섰는데..
게다가 노래도 높은 음이라 더욱 목소리가 신경질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반면 김효연 배우의 목소리는 그 때에 비해선 더 듣기 편했고.
노래는 여전히 다들 높은 음이긴 했지만.

장현덕 배우의 앤더슨 연기 역시 나쁘진 않았다.
물론 지난 번 봤던 조강현 배우의 노래나 연기가 인상적이었지만
그렇다고 못한다고 모처에서 이야기할 정도는 아니었음.
나름의 앤더슨을 만들었고, 전체적인 극에서 보자면 잘 어울렸다.
지난 번 김도현 셜록홈즈와 조강현 앤더슨의 연기를 함께 보지 않아서 이렇게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공연 감상면에서  보자면 지난 번 극보다 더 즐겁게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송용진 배우의 연기가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닌 모양.
제목이 셜록 홈즈임에도 불구하고, 왓슨을 맡고 있는 배우에게 밀려 정말이지 눈에 안 띈데가, 
모든 대사가 새로이 전부 들리니..ㅡ.ㅡ 
송용진 배우의 정말 큰 단점은 대사가 안 들린다는 사실이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고 할까.
연기 면에선 당시엔 송용진 배우와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그 덕인지 괜찮았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막상 김도현 배우의 연기를 보니...

노래, 연기 모든 대사가 다 들렸다.
그게 더욱 이번 공연에 빠져들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방진의 배우와 셜록홈즈의 주고받고, 밀고 땡기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말이 빠름에도 모든 게 다 들리고,(아, 이걸 몇 번이나 이야기하는가.)
지난 번처럼 왓슨 역의 여 배우에게 밀려 눌린 게 아니라
정말 셜록홈즈와 제인 왓슨의 동업자 관계가 절로 느껴진다졌다니까.

그런데다가 다른 배우들도 다들 자기 몫의 연기를 해 주게 되니
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이 이번 극이 좋을 수 밖에.

지난 번엔 정말이지 왓슨 역의 신영숙 배우와 앤더슨 역의 조강현 배우의 연기가 강해 다른 이들의 연기를 묻어버렸지만,
오늘은 중심인 홈즈와 왓슨의 균형이 잘 잡히다보니 덩달아 다른 배우들의 연기마저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 굉장히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정말이지 이래서 캐스팅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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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관람
 

셜록홈즈

제인왓슨

에릭앤더슨

루시존스

포비앤더슨

레스트레이드

벨라

송용진

신영숙

조강현

정명은

조남희

이정한

우서경

 


전체적으로 말하면 꽤 유쾌한 극이었다.
특히 1부는. 반면 2부는 이상하게도 해결책이건만 긴장감이 탁 풀어져버렸다.
사실 사건 자체가 뻔하긴 했지만 그래도 해답편이니 어느 정도 감정이 고조되었다가 풀어졌으면 했는데
그런 점이 좀 아쉬웠다.
하지만 그래도 즐겁게 보고 온 공연.

제인 왓슨.
처음에 왓슨을 여자로 했단 소리에 엥? 이란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괜히 각색한다고 해서 여자로 바꾼 작품들 치고 그닥 좋은 작품을 별로 보지 못해서.
왜냐하면 희한하게 LOVE모드로 가는게 많으니까.
근데 일단 이 극은 그렇지 않단 소리를 들었고, 그런 면에선 안심, 왜 여자로 바꿨을까 하는 궁금증이 더 앞섰다.
동업자이니 남자로 해도 별로 다를바 없을 것 같아서 말이다.
근데 보고나서...
왜 여자로 했는지 알겠는 걸.
홈즈가 사건을 풀면 그 뒤에서 매니저의 역할, 금전관계를 다루는게 이 제인 왓슨.
홈즈를 다루는 방식이나 쪼아대는 방식이 여자라서 더 악착(?)스러운 면도 있고,
코믹적인 면도 있어 그렇게 바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의 분위기랄까. 그것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
1부에선 홈즈와 제인 왓슨의 주고받는 모습이 코믹적이고 죽도 참 잘 맞고해서
이거 괜찮은데? 하며 봤다. 
  

송용진 배우의 셜록 홈즈는 싱크로율이 굉장히 좋았다.
몇 번 송용진 배우의 공연을 봤는데 사실 그닥 좋아하지 않은 배우라서 기대감이 덜한 편이었다.
근데 이 분의 셜록 홈즈의 연기는 참 좋았다.
중간중간 사건에 미쳐 어쩔 줄 모르는 셜록 홈즈는 아주 잘 어울렸다. 
때론 정말이지 사이코스럽고, 오만함이 지나치다 못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는..
낄낄대며 웃고 보다가 노래가 시작된 순간....
아, 내가 이래서 이 분을 좋아하지 않았지.
노래를 못 부른다라고 하기보다 창법 자체가 좀 듣기 힘들었다.
일단 가사 자체가 전달도 안되고..ㅜ.ㅜ 
그래서 그런지 1부는 참 좋았는데 2부부터....
멜로디 자체도 귀에 쏙쏙 박히는 것도 아닌데 창법 자체도 일단 나에겐 안 맞고 말이지...

그리고 의외의 발견.
조강현 배우.
목소리가 완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특히 말하는 톤이 참 내가 좋아하는 타입.
약간 소년틱한 미성 느낌도 나고 말이지. 
목소리를 들은 순간, 와 내 타입이다. 그 생각이 절로 떠올라버렸다.
게다가 이 극의 중심배우이기도 했고.
1인 2역의 연기에,곡도 괜찮았고.

다 보고나서 극 자체가 좀 더 설득력있는 구조였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루시라는 캐릭터는 정말 이해가 안 되었고, 왜 에릭을 사랑했는지도 모르겠고...
뮤지컬이다보니 내용 전달 면에서 한계가 있었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것.
루시는 정말 민폐 캐릭터. 저런 캐릭터가 나오면 일단 짜증. ㅡ.ㅡ
그리고 하나 조금 의문스러운 건 홈즈의 등장 장면이나 퇴장 장면에서 나온 음악이 묘하게 셜록과 비슷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착각인지도 모르겠지만 순간 오프닝 송의 느낌과 너무 비슷해서...

그래도 전체적으로 꽤 즐겁게 극을 봤다. 
약간 추리구조가 약했지만 셜록홈즈와 왓슨의 관계나 캐릭터의 연기가 무엇보다 좋아서.
만약 다음 시리즈가 또 나온다면 한 번 보러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장면을 보니 잭 더 리퍼가 나올 것 같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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