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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학생회관에서 했던 공연. 학생들은 무료. 어른들은 6000원이었지요.
소극장에서 보았을 땐 그 가격이 그 두배였던가, 세 배였던가.. 하여튼 멤버들도 거의 비슷하고 가격도 싸길래 보러갔지요.
무엇보다 태한씨가 나오니 보러갔지만.^^

노래나 연기는 지난 번보다 훨씬 익어서 더 괜찮았지만, 무대가 커지고 상당히 깊어서 더 멀리서 본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거리상으론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눈이 안 좋은 탓에 지난 번 소극장에서 첫 째줄에 앉아서 보던 것과는 더 다르지요.

두 번째 보는 거라 내용이 더 익어서 그런지 느낌이 지난 번보다 좀 다르더군요.
특히 환상이 깨지고 현실이 시작되는 부분에서는요.
처음엔 그저 웃다가 씁쓸해지는 느낌이 더욱 강했다고 할까요.

그리고 왠지 두 아버지가 채소를 심으며 기르면서 하는 노래는 또 다른 의미에서 더 이해가 되더군요.
자식을 심어놓으면 뭐가 나올지 모르지만, 채소를 심으면 거기서 나오는 건 그 식물. 토마토에선 토마토, 콩에선 콩 등등.
예상도 되고, 심은만큼 정성들인만큼 결과도 보이니 어찌 안 즐겁겠습니까. 어쩌면 나이많으신, 아니 어느정도 자식을 기르시는 분들이
화분가꾸기 하는 그런 마음이 저런 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마트와 엘가로가 불렀던 "길 너머엔"
마트에겐 길 너머엔 희망. 엘가로에겐 길 너머엔 절망.
왠지 모르게 김동인 글 "무지개" 가 떠올랐어요. 자신의 무지개를 잡으러 떠나는 소년들.
물론, 그 결말도 그렇고, 그 작가의 이력을 보면 별로 좋아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교과서에 실린 글.ㅡ.ㅡ
덕분에 최근에 다시 접하게 된 터라 무지개, 희망, 절망, 의미 등이 겹쳐서 생각이 났습니다.

즐겁게 보고 왔어요. 초반에 아이의 징징대는 소리 때문에 좀 짜증났지만..(어느정도는 이해하지만, 아이가 계속 그러는대로 가만 놔두고 제지 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부모의 모습에 화가 났어요. 또 다른 부모와 너무 비교되었다고 할까.)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노래도 좋았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태한씨도 보고.
다시 한 번 태한씨의 몸동작과 저음의 노래 소리에 감탄도 해 주고.^^
싼 가격에 좋은 공연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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