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요일 공연시간 돈 주앙 마리아 엘비라 라파엘 돈 카를로스 돈 루이스 이사벨

8월 2일

3:00

강태을

엄태리

신의정

이창용

조휘

김기현

이지숙



충무 아트홀 대극장 8월 2일 오후 3시 공연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술 마시며 여자들을 꼬시는 굉장한 플레이보이의 제 멋대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
돈 주앙의 눈빛 하나면, 손길 한 번이면 모든 사람이 넘어온다고 할까나. 거기다가 누구에게도 지지않을 검술 솜씨까지. 그러니 뭐가 무서우랴. 버림받은 여자들이, 사랑을 뺏긴 남자들이 저주한다 해도 코웃음치며 넘기는 사람인데.

인물만 따져보면 솔직히 뭐, 저딴 놈이 다 있냐. 하고 계속 궁시렁댈 수 밖에.
솔직히 1부는 그렇게 보냈다.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놈. 배신당한 여자(엘비라)가 자신도 여자라며 노래를 부르는데 왜 그리 애처로워보이던지.

거기다가 이 돈 주앙은 1부 마지막엔 아주 진정한 사랑을 찾기까지. 흠..

근데 이런 인물이나 캐릭터들에게 궁시렁대는 것을 제쳐두고 전체적인 뮤지컬을 보자면..

음악, 무용, 무대 뭐 하나 빠질 것이 없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프랑스 무용단(이라 들음)의 군무.
화려한 플라멩고. 입이 딱 벌어진다고 할까.  강렬한 음악과 의상,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강한 동작과 화려한 무용. 처음엔 전문 무용수인 줄 몰랐다. 상당히 먼 거리에서 보고 눈이 나쁜 관계로 외국인인줄도 몰랐으니.ㅡ.ㅡ 같인 간 분께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아하.. 그러는 난 바보. 사실 뮤지컬 배우라고 보기엔 무용들이 배우가 했다고 보기엔 프로수준이라서.ㅡ.ㅡ
요소 요소 등장해서 뮤지컬의 배경도 살려주고, 엑스트라도 틈틈히 해 주는데... 이 분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 해도 상당한 재미가 있었다.

무대! 중간엔 돌아가는 원형 무대가 있는데 이게 단순히 돌아가는 게 아니라, 무대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해 준다. 특히 정적인 느낌과 동적인 느낌을 동시에 내 주는 효과를 보여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친구가 돈 주앙을 아버지에게 데리러 가는 장면에서 원형무대가 돌아갈 때였다. 두 사람이 가만히 서 있어도 무대가 돌아가기에 서로 다투고, 친구가 돈 주앙을 끌고 가려는 느낌을 주고, 두 사람이 다투면서 돌아가는 원형무대 위를 걸어갈 때는 도망가고자 하는, 가기 싫어하는 돈 주앙의 느낌을 더 살려준다. 그 밖에도 중앙에 주인공을 놓고 주변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 등 한 무대에서 커다란 움직임이 없이도 조명과 원형무대가 무대 위의 인물들을 강조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었다.

또 하나 인상깊었던 부분은 비가 내리는 부분. 핀 조명과 무대의 그물 망 등을 이용하여 비가 쏟아내려지는 분위기를 나타내는데 어유.. 핀 조명이 가만히 비추는 게 아니라 약간씩 흔들리리면서, 그리고 그물 망에 비치는 반사 등을 통해서 그런 느낌을 내 준 것 같다. 두 사람이 결투할 때의 비장감과 분위기를 그 빗줄기 조명을 통해 표현했는데 관객은 그저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음악. 어쩌면 빼 놓을 음악이 없는지. 들으면서 다른 뮤지컬 같으면 저런 음악이 메인테마 곡으로 쓰일텐데 하는 것들이 여기선 곡 진행 상의 한 음악으로 쓰였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음악 수준은 대략 짐작되지 않을까? 어유. 생각만 해도.

이 세가지만 해도 다시 한 번 이 뮤지컬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엔 줄거리는 신경쓰지 않고, 저 세가지에 흠뻑 빠져서 보고 싶다고 할까.

아, 배우들의 연기를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엉망이란 건 아니다. 다들 노래도 잘 부르시고 연기도 좋으시고. 특히 강태을의 돈 쥬앙은 그저 돈 쥬앙 같다는 생각만^^

거만하고 오만한 젊은 귀족. 자세도 그렇고 동작도 그렇고 김다현 분의 돈 쥬앙을 보지 못했지만 강태을의 돈 쥬앙은 굉장한 싱크로율을 보였다고 할까.^^ 걷는 자세도 그렇고, 딱 앉아있는 자세. 그리고 생김새까지. 윤곽이 뚜렷하고 서구적으로 생긴 덕에 더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특히 턱을 약간 내어놓고 서 있는 자세는 정말 자존심 세고 오만한 젊은 귀족 청년. 그래서 더욱 미워보였는지도.^^;

아. 한 번 더 보고 싶어. 근데 티켓 가격이 정말 만만치 않아. 훌쩍.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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