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 : 

홍규,레옹 역 윤석원
원표,피에르 역 박성환





서도,마리안느 역 문진아



혁명 사이에 피어난 사랑 이야기.

이 이야기는 두 시대를 배경으로 서로 오락가락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프랑스 혁명, 조선의 갑신정변.
이야기 구조는 꽤 간단합니다. 세 사람의 남녀가 있고, 그 중 두 사람은 사랑하고, 한 사람은 질투에 눈이 멀어 두 사람 다 파국으로 몰아가게 되는 거지요. 개혁, 혁명 등의 거창한 대의명분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속에서 당연히 사랑도 생기게 된다는 거지요. 

이 공연을 연우소극장에서 했는데요. 처음 들어선 순간 극장 구조가 참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극장이니 무대가 작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정말 작았고,  무대를 사이에 두고 관객석이 90도 꺽어져 있는 희한한 구조였습니다.
 관객석을 볼 것도 아니고, 극을 보는 것에도 방해가 되지도 않았지만 처음보는 구조라 희한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세 배우가 사실 무대를 종횡무진 누리며 다니다 보니 어디가 주된 자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잘못 구성을 짜면 어느 한자리는 배우의 옆 모습 내지 뒤통수만 보기 쉬운 무대였는데 얼굴을 못봤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정도로 무대동선을 정말 잘 짰더군요.

처음에 첫 눈에 반한 사랑에 대한 제 개인적인 회의감(?)만 제외한다면 금방 무대에 빠져들었습니다.
음악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좋고, 무대 활용도 좋고. 게다가 멀지 않은 자리에서 또렷하게 배우들 얼굴도 보니 좋은 것 투성이더군요.

극이 진행되면서 대다수는 노래로 진행이 되더군요. 근데 그 가사들이나 멜로디가 정말 좋습니다. 극의 배우들의 대사 대다수가 노래인데다가 배우님들이 전부 노래도 잘 부르시고, 내용전달도 잘 되어서 좋았지요.

사실 보면서 조금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극 자체가 초연이다 보니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오늘 귀여웠던 연기 중 왈츠부분이 있었는데 같이 가신 분에 의하면 지난 번엔 정말 능숙하게 추는 연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오늘은 서툰 연기였거든요. 생각해보면 평민이 능숙하게 왈츠를 춘다는 것은 좀 그렇잖아요?^^  연기나 연출 등등 이런 것도 지금 다듬어져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확실한 건 이렇게 소극장용에서 끝낼만한 건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소극장 나름대로의 맛도 있지만 조금 더 큰 무대에서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거든요. 내용면에서나 연출면에서도 더 충분히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특히 레옹과 피에르의 격투장면에선 더 그렇고요. 

석원씨는 살이 정말 많이 빠지셨더군요. 그래서인지 더 키가 훤칠하게... 목소리는 역시 좋습니다.ㅜ.ㅜ 그리고 중간중간 은근히 귀여운 요소가 있는 캐릭터 같더군요. 수줍어하거나 당황하는 부분들은 더... ㅎㅎ
박성환씨나 문진아씨의 공연은 처음 본 것 같아요. 하지만 두 분 다 노래, 연기도 좋으시더라구요. 정말 푹 빠져서 봤습니다.  

음.. 그리고 이건 제 사견인데, 피에르가 술을 마실 때 계속 병을 들고 마시던데 세번째 부분에선 몰라도 바스티유에서 예상하고 매복하고 있을 때는 와인잔이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그냥 술병 들고 마신다는 건 백작이라는 귀족 신분에 너무 품위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거든요. 그리고 좀 더 차가운 이미지의 백작이었더라면... 이건 연기 문제라 제 사견이에요.^^;; 

사실 이 이야기가 두 사람의 사랑, 한 사람은 버려지는 것이거든요. 마지막 엔딩 부분에 버려진, 또는 두 사람을 보내버린 원표가 노래를 부르는데 밉다는 생각보단 좀 처량하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안 됐다는 마음이 윽... 노래도 그렇고, 동작도 그렇고... 이 못된 놈이라기보다 그저 불쌍한 놈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좋은 공연이었어요. 그리고 공연 끝나고 생각지도 못했던 싸인까지.. ㅎㅎ
결국 막공 보러가기로 약속했답니다.^^ (근데 벌써 거의 예매가 다 되었던 것 같더군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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