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관람. 
CAST : 윤석원, 박성환, 문진아

정말 최고였습니다. 짝짝짝!!!!

처음에  공연이 정각에 시작되지 않아서 뭔일인가 싶었는데, 기계에 문제가 있어서 죄송하다고 했네요.
그 때 속으로 저 사람들 얼마나 애가 탈까, 하는 생각이 들덥니다.
결국 기계의 문제점은 못 고치고 마이크 없이 배우들이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썡목!!!
쌩라이브!!

결과요?
최고였습니다.ㅜ.ㅜ
배우들은 아마 마이크 때문에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더 목소리를 크게 내고 힘이 들었겠지요.
그런데 어쩝니까.
마이크가 없어서 그런지 목소리의 감정이 더 잘 느껴졌는데....
배우님들께는 미안한 소리지만, 쌩목이 더 좋았어요.ㅜ.ㅜ

이번에 앉은 자리는 지난번과 다른 구역, 거기다가 더 가까운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번에 못 봤던 부분들을 볼 수 있었고, 더군다나 배우님들의 얼굴이나 표정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자리의 이점 + 쌩목공연

지난 번 공연을 볼 때는 솔직히 내용이해에 급급했었지요.
처음 보는 공연이니까요. 
더군다나 제 엄청나게 나쁜 시력 때문에 그 작은 공연장에서도 사실 잘 표정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번엔 B구역의 두번째 자리... 완전히 보이는게 다르더군요.
배경에 따라 아래 무대에 비쳐주는 이미지가 다르다는 것도 새로 깨달았습니다.

지난 번에도 무대를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에 느꼈던 것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첫번째 봤을 때 무대활용은 배우들의 동선이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야기했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서 있는 위치 등의 구도, 퇴장, 등이 모두 내용과 밀접하게 연결이 되더군요.

첫 곡이 바로 그 예였습니다. 
두 남자가 프랑스, 혁명 등의 이야기를 하는 중 바로 이어 마리안느의 등장
여자를 가운데에 두고 두 남자가 그 여자뒤로 서 있는 구도.
백만송이 장미~~ 하며 마리안느가 자신의 사랑, 낭만 등을 이야기할 때 피에르를 전혀 바라보지를 않아요.
그리고 남자들이 먼저 퇴장하고 나서 마리안느가 바라보는 쪽 역시 레옹이 퇴장하는 쪽이죠.
사실 이야기의 구조, 인물간의 갈등관계를 첫 곡에서 이미 다 암시하고 있었던 거죠.
두 번째 보니 그런게 아주 절절히 느껴지더군요.

이런 연출도 좋았지만 배우님들의 연기가 좋지 않았다면 감동은 덜했겠지요.

아까 쌩목이 더 좋았다 한 건 지난 번 마이크로 들었던 것보다 직접 목소리로 들었더니 그 감정선이 더 확실하게 다가왔던 것 때문입니다.
마이크가 더 목소리를 깎았던 거죠.

윤석원씨..ㅜ.ㅜ 
그저 눈물이 흐릅니다. 그 세세한 디테일, 감정. 아,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석원씨가 노래를 부를 때 몇 번이나 눈물이 나오더군요.
특히 노틀담에서의 노래는 정말 저도 모르게 눈물이...ㅜ.ㅜ 그 설레이고 떨리는 마음이 노래에 절절 묻어나오더군요. 혁명을 부르짖는 남자지만 신분으론 평민, 배운 것 없는 남자가 연모하는 귀족신분의 여성을 만나 엉거주춤한 모습이라든지, 왈츠를 출 때의 어색한 스텝, 그런 부분이 정말 세세하더군요. 감정이 고조될 때 격렬한 연기, 열정, 사랑, 슬픔 등 캐릭터에 완전 녹아들었습니다. 정말 중간에 눈물이 방울방울 맺혀 뚝뚝 떨어지는데.. 와, 정말 집중할 수 밖에 없더군요. 연기도 그렇지만 노래 속에서 이렇게 감정을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박성환씨의 피에르.
대단합니다. 마리안느와 레옹이 노틀담에서 만날 때 레옹에 대한 증오, 마리안느에 대한 연모, 이런 시선이 확확 바뀌는데 말이지요.
마지막 곡의 피에르는 정말 끝내주더군요. 레옹이 되고 싶었지만 결국 될 수 없었던 은규. 마리안느(서도)와 사랑하고 싶었지만 그 선이 맞닿지 않을 때 피에르(원표)의 모습. 허공에 뜬 손,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그 슬픔이 절절합니다. 이 역이 참, 악역이라고 말하기엔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오히려 불쌍하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문진아씨.
이번에 정말 배우님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게 행운이었지요. 다른 배우님들도 그렇지만, 표정이라든가, 노래라든가 뭐 더 말할 필요 있겠습니까. 그나저나 무척 인상깊었던 것은 마리안느가 레옹이 자신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고 자살하기 전에 부른 노래였습니다. 레옹에 대한 그리움, 죄책감 등이 반쯤 미친듯한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완전히 홀렸습니다. 보이지 않는 레옹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 손짓, 그리고 죽기 전 레옹에 대한 격렬한 감정 등등.

소극장이었기에 생목, 생라이브로 가능했던 공연이지요. 
아마, 다른 곳이었더라면 보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 느꼈던 건 안 좋은 음향이 얼마나 배우들의 연기를 깍아먹고, 뮤지컬 배우들의 연기라는게 정말 대단하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대에 들락날락 거리고 노래를 부르고, 박자를 맞추면서도 완전 그 역할에 녹아나는 그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정말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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