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말하는 스크루지 이야기.

지난 번 지붕위의 바이올린을 보러가서 얻은 예쁜 팜플렛이 이 크리스마스 캐롤 공연.

크리스마스 며칠 안 남기고 딱 이 시즌에 본 좋은 공연이지 아닌가 싶다.
가족들끼리 보면 딱인 공연인 듯 싶고.

처음 공연 보면서 눈에 딱 잡힌 것은 막을 사이에 둔 무대의 연출
공연을 많이 보러다니질 않아 무대효과나 연출을 잘 몰랐기에,
예쁜 막 사이로 등장한 요정 아이의 모습이 눈을 딱 잡았다.
그냥 프로젝트 빔으로 방사한 것 같지도 않고, 등장했다 싶기엔 그림 속의 요정이 사람이 직접 공연하는 것 같고..
그게 무대의 투명 막과 조명의 효과더라.
뭐, 무식한 티가 확 나는군.

어쨌거나 무대가 예뻐서 신경이 갔지만, 그에 비해 공연 전체에 이상하게 집중할 수 없었다.
특히 1막은...
가족 뮤지컬임을 알고 봤지만 생각보다 지나치게 아동틱했다고 할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서 그랬던 걸까도 싶다.

그러나 2막의 미래의 이야기부터는 온 신경이 저절로 집중되더라.
그러다가 마지막 결말 부분은...

이미 이야기를 알고 있음에도 사람이 달라진 스크루지 영감의 모습에 눈물을..
그 자체에 울었다고 하면 말이 안되고, 달라진 스크루지 영감과 마을 사람들,
그리고 행복한 분위기 자체가 사람한테 울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행복한 눈물.

마지막 스크루지 영감이 젊은 시절 연인과 함께 불렀던 노래를 다 같이 부르면서 마치는데..
보고 나서 행복한 느낌이 절로.

뭐가 그리 행복한 느낌을 줬는지는 지금 생각해보면 아리송..
노래의 분위기였던 걸까.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였던 걸까.
스크루지 영감의 행복한 모습 때문이었던 걸까.

모든 게 합쳐져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또한 무대 중심에서 이끌어갔던 스크루지 영감 역의 배우의 몫이 큰 것 같기도 하고.
그 좋은 목소리로 노래의 중심을 잡아가니 저절로 빠져들어서 몰입이 되기도 했으니.

정말 마음 따뜻해지는 공연 보고 왔다.
크리스마스 다운 공연이랄까.
왠지 이렇게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메리! 크리스마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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