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2시 공연
CAST : 김지현(다이애나 역) 이정열(댄 역) 최재림(게이브 역) 오소연(나탈리 역) 이상민(헨리) 최수형(이상민)

일단 줄거리 쫓아가기에 바빴던 공연.
처음 보는 거라 아무래도 그렇게 된다.
대충 줄거리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아니, 몰랐더라면 그 흐름에서 깜짝 놀랐을 것 같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던 아들이 사실은 없었던 존재이니.

줄거리 자체는 밝은 이야기가 아니다.
아들이 어렸을 때 죽었지만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계속 살아있는 존재로 대하는 엄마.
그런 아내를 치유해주고 싶지만 정작 자기 역시 아들의 죽음을 대면하지 못했던 아빠.
아들의 대치물로서 태어난 딸, 엄마에겐 잊혀진 존재, 아빠에겐 뒷전인 존재.
한마디로 정상이 아닌 가족이다.

무대를 봤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3층 집이다.
아니, 3층은 어쩌면 지붕, 다락인지도. 실질적으로 사람이 존재하는 공간은 2층까지이니까.
다만 환상인 죽은 아들만 3층에 올라갈 뿐.
결국 그건 이 집안 사람들을 누르고 있는 죽은 아들의 존재감을 더욱 강조한 구조.
아마 아들이 죽은지 모르던 상태로 봤다면 정말 놀랐을 것 같다.
왜냐하면 아들은 시종일관 엄마에겐 사는 사람으로 존재하니까.
아버지와 아들이 맞부딪히지 않는 건 흔히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사이로 치부하면 되니까.

그러나 난 이미 이야기를 들었고, 아들이 죽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아들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게 되더라.
근데 생각보다 임팩트가 크지 않아서. 흠.

같이 보러가신 분이 물어보더라.
아들에 대한 느낌이 어떻냐고.
죽은 아들이 집안을 휘휘 뒤젓고 다니는데, 생각보다 강렬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결국 이 집안은 그 아들의 존재 때문에 "정상"적인 가족이 아니니까.
그렇다면 그가 주는 느낌이란 보다 가족의 분위기를 더 어둡게 만드는데 일조해야 될텐데,
즉, 비교적 정상적으로 진행되다가도 아들의 등장, 언급 자체가 완전히 집안 분위기를 망칠정도로의 분위기를 전환시키길 예상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한 것.

한지상 배우의 연기가 더 강렬했다는 말에 다른 캐스팅으로 보고 싶더라.
아, 근데 이건 막날 전날 공연.
안산에서도 한다니, 직장에서 가까우니까 시간 맞으면 한 번 볼까 마음도 든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비교적 단조로운 편.
줄거리가 단조롭다기보다 흐름이 단조롭다는 것.
많은 극에서 느껴지는 고조되는 클라이막스가 이 극에선 좀 덜한 편.
그러나 억지로 짜내지는 느낌이 들지 않아 그것도 좋았다.

생각보다 극에 집중하질 못해 아쉬웠다.
몸의 컨디션 문제인지, 지나치게 배부른 상태여서 그런지..ㅜ.ㅜ 
곡도 괜찮고, 노래도, 연기도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이상하게 집중하지 못한 공연.
그래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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