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CAST : 정문성(김명준 역)  박정표(박수환 역) 황지노(안종태 역) 홍우진(서민영 역)  
텐바이텐 이벤트 당첨.

생각치 못했던 이벤트 당첨으로 인해 본래 이 날 보기로 했던 다른 공연을 우여곡절 끝에 취소하고 보게 되었다.

지난 번 본 공연 캐스팅에서 김명준 역의 정문성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모두 바뀐 상태.
공연이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탓인지 배우들간의 호흡이나 흐름이 지난 번보다는 꽤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훨씬 고등학생다운 시시껄렁하거나 말도 안되는 농담 따먹기의 분위기는 더욱 좋고.
그래서 그런지 평범한 고등학생, 성적에 대한 절박함과 불공평함에 대한 불만때문에 가지게 된 나쁜 선택, 그리고 그 결과를 뒷수습하기까지 더욱 더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이다.
철없고, 시야가 좁고, 지금 당장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그런 고등학생.
컨닝 후 화장실에서 민영의 셋에 대한 비웃음 이전까지.

박정표의 박수환은 지난 번보다 더욱 보통의 고등학생답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투덜투덜대지만 실제 대담함은 없는.(만약 명준이 없었더라면.) 일반적인 편견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그것을 감추려고 하지도 않고.
명준처럼 극단적인 선택, 행동 계획도 하지 않는,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고등학생.

사실 지난 번의 김대현의 서민영은 보다 부드러운 반면 숫기 없고, 얌체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반장이라는 위치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자기 혼자 겉도는 듯한 잘난척 도련님의 이미지의 느낌이었다.
뭐랄까, 약간 왕따 느낌의 반장이라는 것?
그에 비해 홍우진의 서민영 역시 보다 더 자연스런 주변의 아이들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친절하고, 나름 눈치도 있고, 개그도 부리려 하고, 약간의 잘난 느낌도 있는. 

김대현의 서민영은 정당했지만 보다 야비한 느낌이 강한 반면, 홍우진의 서민영은 야비함보단 당당함을 더욱 더 뿜어내는 느낌이었다.

박정표와 홍우진은 초연 멤버라서 그런지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더 깊은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한 번 해 봤기에 더욱 자연스러웠는지도.
어쨌든, 두 분의 연기, 캐릭터의 해석이 더욱 좋았다. 특히 홍우진이 연기하는 서민영은.

그리고, 안종태 역의 황지노.
음, 뭐라고 할까. 황지노 배우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이건 정말 내내 지난 번 김대종의 안종태가 계속 떠올랐다.
그만큼 강렬했던 것일까.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김대종의 안종태가 너무나 강렬해서.
그 우직, 순박한 인상과 마지막의 편지를 읽어나가는 모습은....
그래서 그런지 그 부분에서 감정이입을 못했다.

보고 나온 순간 든 생각은 김대종의 안종태를 다시 보고 싶다는 것.

뒷 맛이 씁쓸하기에 같이 본 분은 이래서 모범생들을 보기가 꺼려진다고 하시지만
난 그래도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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