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보지 못한 캐스팅들.

사실 홍우진 배우를 맞춰 볼 생각이었는데 친구와 시간이 거의 맞질 않아서 결국 한 번도 보지 못한 캐스팅들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일단 극 자체가 좋고 연기도 다들 좋으셔서 그닥 후회는 안 되는 공연.


지난 번과 제일 달라진 점은 다들 좀 더 유들유들해졌다는 점.

대사가 몇 개 바뀐 것 같기도 하고.

감정 선이 확실하게 더 드러났다고 할까.



-정문성 배우의 김명준은 굉장히 차분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호영 배우의 김명준은 감정이 굉장히 솔직하게 드러나는 편. 

울부짖음도, 냉소적인 모습도, 남을 깔보는 것도 표정에 드러났다. 그래서 김명준이란 사람의 감정선을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그만큼 그가 억울하다는 감정이나 궁지에 몰린 끝에 행동하는 모습까지.


- 이 원 배우의 박수환의 넉살은 더욱 더 좋다. 말도 참 많고, 자기 멋에 빠진 행동이 영락없는 고등학생. 안종태의 반성문을 읽는 장면에서 이 원 배우의 표정은 참... 눈동자 하나 깜박이지 않고 정면을 응시한다. 김명준의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 그는 최소한 거짓된 행동은 하지 않았다. 김명준과는 달리. 눈치 백단이라 하지만 실제 제일 눈치가 없는 것은 박수환일지도. 몇 번이나 솔직한 자신의 느낌을 말을 하지 않았는가. 그걸 막았던 것은 김명준이고. 김명준이 무릎꿇을 때 소리내어 울었던 것은 박수환. 


-김보강 배우의 안종태는.. 음. 사실 지난 번 김대종 배우의 안종태가 지나치게 인상에 깊게 남아서. 특히 반성문을 읽을 때의 그 느낌만큼은... 


- 박시현 배우의 서민영도 좋았다. 상대방에 대한 비웃음. 눌러찍는 모습은 말이지. 다만 역시 홍우진 배우의 그 선한 얼굴의 비열함의 그 느낌만큼은... 


- 이번 모범생들은 정말 고등학생인 듯한 느낌이 확 났다. 사람 조종해대며 잘난척 독일어를 중얼거리는 김명준마저 울부짖으며 날뛰는 그 모습이 아직 "교문 밖 세상"을 모르는 순진한 고등학생의 유치한 "나 잘났다"의 느낌이 확 들었다. 그러나 그만큼 뭔가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의 공연. 좋았긴 좋았지만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엉뚱한 타이밍에 웃어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그럴지도. 안종태의 대사 중에 웃기는 대사가 몇 있다. 무식한 티 내는 그런 대사들. 그러나 반장을 힘으로 누르려는 그런 장면에서마저 뭔가 타이밍 안 맞는 웃음이 나오다니. 단어 자체는 틀렸을지 몰라도 그 흐름상 웃음이 나오긴 좀 뭣하는 장면이었다. 근데 그런 부분이 몇군데 있어서 산만한 느낌이 들었을지 모르겠다.


-지난 번의 모범생들이 성인이 고등학생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 이번엔 정말 고등학생이 우왕좌왕 날뛰는 그런 느낌.

어느 쪽이 더 내 취향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다. 다들 나름 좋은 부분이 있어서.




'공연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7/21 형제는 용감했다  (0) 2012.07.23
1+1 추락남매 - 재담연희음악극  (0) 2012.07.23
우먼 인 블랙  (0) 2012.07.19
7/14 형제는 용감했다.  (0) 2012.07.15
7/13 음악극페스티벌_추셔요-천하제일탈놀음  (0) 2012.07.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