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쓰는 후기.

워낙에 요즘 정신이 정신인지라 쓸만한 여유가 없고 만사 귀찮던 상황.

그런데 이렇게 놔두면 모든 게 저 기억 너머로 사라져버릴 것 같아 간단히라도 써 놔야 겠다.

아, 사람의 기억력이란 이리 안 좋단 말이지.


고 김광석의 노래들로 이루어진 쥬크박스 뮤지컬.

사실 김광석의 노래를 많이 들었던 세대는 아니었다.

내게 김광석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좋은 노래의 가수.

하지만 목소의 칼칼함이 뭐랄까 내 취향은 아니었던 사람.


그 사람의 세상을 떠난 이야기 역시 그 시절에 여러가지 많은 연예인들의 죽음과 더불어 들렸었던 어렴풋한 기억.

문득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그 때가 내가 고 1이더군. ㅡ.ㅡ 

그러니 뭘 알겠나.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 한 두번씩 접한 그 사람의 노래의 가사는 참 다르더라.

사실 뮤지컬을 보면서 든 생각은 아, 이것도 이 사람의 노래였어?

가사가 참 다양하다...

그리고 참 좋다~ 라는 것.


물론 김광석의 노래와 그 분위기, 속에 묻어있는 그런 감성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이 극을 정말 안 좋아할 수 있겠다 싶다. 

잘 모르는 나도 김광석의 노래가 이렇게 편곡되다니... 그랬지만.

그리고 솔직히 줄거리도 줄거리라서, 아무리 쥬크박스 뮤지컬이라지만 대체 어떻게 만들어놨을까 걱정도 참 많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을 보고, 계속 보게 되니 참...

일단 기본적인 노래가 참 좋고, 그 가사의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은데다가 

나름 음악과 스토리를 잘 어울리게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개인적으론 광화문 연가보다 더 좋기도.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면...


평소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 

강태을/최재웅 캐스팅으로 많이 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 캐스팅은 인지도 문제인지 캐스팅 날짜가 잘 안 잡혀 있다.ㅜ.ㅜ 

그래서 고작 2번. 하지만 자금 사정엔 무척 도움이 되어 다행이랄까. ((0.0)

유준상 캐스팅은 노래가 걱정이 되서...

오만석/최재웅 캐스팅은 한 번 봤고.

오만석 배우의 극은 이걸로 두 번째. 레베카 다음으로.


취향탓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강태을 배우와 최재웅 배우의 연기가 더 좋았다.

특히 두 번째 공연에선...

노래 부분에 있어 오만석 배우의 목소리 때문에 강태을 배우보다 더 또렷하게 들렸던 부분도 있고, 오만석 배우의 노래도 좋았지만 역시 목소리는 취향 탓. 강태을 배우가 더...^^;;

특히 연기면에선 이게 더욱 느껴졌다.

강태을 배우는 20년 전의 성격과 지금의 날카롭고 딱딱한 모습이 자연스럽게 대비되면서 오버랩이 되는 한 편,오만석 배우의 연기에선 과장된 어린 목소리의 연기와 현재의 독사같은 연기가 오히려 너무나 연극적으로만 느껴졌다.


언제나 2등을 하고 어머니의 점술을 믿는 말을 하거나 괜시리 무영한테 사과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 숫기없고,  고지식하면서 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강태을 배우의 정학에 대한 해석이 더 맞는 듯 하기도 했고, 캐릭터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할까. 

그에 비해 오만석 배우의 정학은 말은 2등이지만 굉장히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 현재와 과거의 또렷한 대비가 보이지만 그 안의 캐릭터의 변화는 보이질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경호원 상구 역의 박정표/정순원 배우는 둘 다 색깔이 조금씩 달랐다. 정순원 배우는 코믹적인 느낌이 박정표 배우보다 사실 더 강했다. 반면 노래는 박정표 배우가... 그런데 난 원래 박정표 배우가 대식의 역을 맡길 기대했는데..ㅜ.ㅜ 노래가......


그녀 역의 방진의/김정화. 이건 승패라 말하기도 그렇고 한 명은 정말 미스캐스팅... ㅜ.ㅜ 아무리 적은 분량이라 하지만 배우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다니. 방진의 배우는 확실히 자신의 무게감을 보여주고 사라졌다. 또한 캐릭터들의 화학작용도 느낄 수 있었고. 아, 근데 김정화 배우는.... ㅜ.ㅜ 노래가 나오는 순간 정말 뒤집어졌다. 못해도 그렇지, 이렇게 못할수가...ㅜ.ㅜ 나 귀가 예민한 인간이 아니란 말야. 이건 진짜 초등학생이 부르는 듯 했다고.

정학/그녀/무영의 세 명의 합창이 완전...ㅜ.ㅜ 


또 한 명. 정말 보면서 김정화 배우와 더불어 완전 뒤집어진 것은 김대현 배우의 대식. 와. 대식을 그렇게 해석해서 연기하다니. 물론 대식 자체가 조금 개그 캐릭터이다. 그러나 그게 극 속에서 묻어나야지 이건...  하나가 우는 장면에서 "그녀가 처음 울던 날."하며 노래를 부르는데 ... 이건. 완전 개그콘서트도 아니고.... 개인적인 선호도를 떠나 어느정도의 연기를 해 준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완전 잘못된 것 아냐.... 순간적으로 집중도가 확 떨어짐....


아.. 진짜...


김정화/김대현 배우의 연속 치명타로 지난 주 토요일의 공연은 완전 몰입도 바닥.


그 속에서 최재웅 배우 유유히 빛남....ㅜ.ㅜ 


아, 건들건들 하는 거나 장난기 있는 미소랄지.. 아, 진짜 

공연을 보는 내내 최재웅 배우가 등장할 때마다 너무 좋았음.

한 줄기 햇살의 느낌. 


아, 그런게지. 좋은 배우는...ㅜ.ㅜ 


정말 15일날 보고 싶단 말이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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