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 최재웅(이우빈 역), 윤소호(구본하 역)
오늘 참 눈에 들어온 배우는 윤소호 배우.
이건 진짜 의외. 정말 별 생각이 없었던 배우였기에.
최재웅 배우야 워낙에 잘하시던 분이시기에 당연히~ 라고 보고 있는데
윤소호 배우의 연기가 확 다가오더라.
오죽하면 끝나고 나서 내 첫 마디가 "오, 윤소호 확 눈에 들어오던데!" 였을까.
윤소호 배우가 나온 작품을 본 것은 세 번째.
첫 번째는 번지점프, 두 번째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 그리고 오늘이 세 번째.
첫 작품에 비해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던 게 보였다.
그 때는 그저 예쁜 목소리. 예쁜. 얼굴 정도였는데.
배우의 이름을 기억할 정도는 아니었고.
여신님에서 본 것도 그런 이미지.
근데 어제는 정말...
캐릭터가 눈에 띄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표현, 몸짓, 연기 등이 지난 번보다 더 좋아졌다.
사실 최재웅 배우에 눌릴 거라고 생각하고 보러갔는데
윤소호 배우가 의외로 1:1의 무게감을 줘서 놀란 탓도 있다.
물론 초반의 이우빈은 보조 역, 극에서의 무게, 중심을 잡는 이미지인 탓에 무대 앞으로 나서지 않는 탓에
구본하 역의 윤소호 배우에게 그만큼의 이점이 간 것을 감안한다 치더라도.
최재웅 배우가 연기한 이우빈은 무게감이 있다. 흔들리고, 제 멋대로인 구본하를 달래고, 어르고, 노래를 부르게 하고.
반면 윤소호 배우의 구본하는 약에 취해 불안정하다. 사랑을 갈구하고, 자기도취에 빠졌으며, 기분이 내키면 노래하고, 아님 말고 식.
그 둘이 참 묘하게 잘 어울려간다.
한 명은 강, 무게. 한 명은 약, 불안정, 하늘하늘거리고.
무대를 보면서 이미지나 감성 삘로 나갈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다.
락적인 느낌도 그렇고, 극의 배경도 클럽. 그리고 주인공들의 설정도 보컬이라는 것도.
더군다나 중앙 무대 사이드로 비쳐지는 카메라 이미지 자체도 그랬다.
또렷한 배우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 뭔가 번져 보이는 이미지.
중반까지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가 뭘 말하고자 하는 거지?
우빈과 본하의 관계는?
사랑 이야기인가? 그런데 그거 치고는 뭔가 묘하게 틀어져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중반이 넘어가니 단순히 생각하던 줄거리와는 확 틀어져 버리더라.
반전이 두 개 있는 셈.
생각하지 않고, 무대와 노래를 즐기는 것도 괜찮은 것 같기도 하지만..
정말 중간중간 떨어져 있는 떡밥을 무시하기도 뭣하고.
초반엔 이게 그닥 내 취향이 아닌것 같기도 싶었는데
끝까지 다 보니 한 번 더 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참 묘한 작품이었다.
감성과 이미지, 영상, 느낌으로 승부하는 뮤지컬.
두 배우가 무대 위에서 뛰며 노래하고, 커튼콜을 같이 뛰는 그것만으로도 볼 만하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깔려진 떡밥들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도.(나 같은 사람?^^)
초반엔 약간 지루. 중반 넘어가서 이거 뭐야? 후반엔 뭐?!
보고 있는 내내 우빈, 본하, 한 여자의 관계에 대해 수많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
아, 내 상상은 정말 저 너머 안드로메다까지 갔을 정도.
최재웅 배우와 윤소호 배우의 기럭지 대비.
최재웅 배우 귀엽다.
윤소호 배우 기럭지가 길다.
한 순간에 분위기를 확 바꾸는게 역시 최재웅 배우.
평범함, 보호자를 가장하던 평범한 한 개가 알고보니
송곳니를 드러내며 맹수임을 보여주는 그런 느낌?
이상이 Trace U의 첫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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