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본 지인들은 지나치게 배우들이 막공이 가까워짐에 따라 지나치게 들떠 있고, 뭔가가 안 맞는다고 표현했으나
난 일단 가까이서 봤기에 즐겁게 봤다.
얼굴 파 먹었나? ㅡ.ㅡ 

사실 배우들의 감정이 고조되었다는 것은 지난 번부터 느꼈긴 했었고, 
이게 재방송이 될 수 없는 공연이라는 점, 그래서 언제나 새롭기에, 때론 이런 날도 있으면, 저런 날도 있는.
정말 마음 속 편하게 감상을 했기에 즐겁게 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중간 중간 어어? 라는 건 있었지만 사실 초반에 신지호 이스마엘과 콘 퀴퀘그를 보고 오랜만에 봤기에 그런가 싶기도 했었고.
어쨌든 교감은 확실하더라. 부비부비대는 신지호 이스마엘을 보면 그저 귀엽더라.

피아노를 치는 이스마엘의 모습을 확실히 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온 몸이 사정없이 튕겨지더라. 저 조그만(?) 몸에서 저런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도 신기하고,
눈물을 훔치며 피아노를 치는 모습 역시 새롭고,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각도에서 무대를 보니 또 발견한 것들도 있었고.

이승현 배우가 몸 상태가 무척 안 좋으신지 삑사리가 몇 번 나긴 했지만 
그럼에도 인상적인 연기였다. 특히 풍랑이 칠 때 키를 잡고 있는 모습. 
완전히 저 멀리 바다를 지켜보며 배의 중심을 잡아보려 하는 모습이 머리 속에 박혔다.
초반의 좀 더 절제하는 듯한 스타벅 항해사의 모습에서 그 날은 좀 더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근데 그게 참 좋았다.
순간 순간 뿜어져 나오는 감정들. 
그게 선장의 광기와 함께 어울려 더 두 사람의 갈등을 극대화시켰던 것이 좋았다.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은 정말이지 조금만 뭔가 잘못 갖다대면 끊어질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스타벅이 선실에서 쫓겨나와 가혹한 운명을 부르기 전에 권총을 선장을 향해 겨누는 그 장면은 
다른 때에 비해 더욱 더 강렬했고 조금 잘못하면 방아쇠를 당길 것 같았다.

스텁 항해사의 말.
초반에 스타벅과 선장의 대립을 보면서 "저러다 뭔 일이 날란가 싶다." 그 말이 왜 그렇게 더 생각나던지.

아, 오늘은 중간에 스텁항해사의 모자가 벗겨졌는데 그 더벅머리가 왜 그리 정감이 가던지. ^^;;
그리고 끝의 튕기는 연주도 너무 좋아서.ㅜ.ㅜ 
다른 땐 활로 켰던 것 같은데...

근데 보던 위치가 바뀌었다고 왜 콘트라베이스의 위치를 못 찾냐구요.
대체 본 게 몇 번인데..ㅜㅜ. 
뭔가 멍 하고 나가 있던 사람은 나였나 싶기도.


집에 와서 커튼 콜 영상을 보는데 이거이거...
커튼 콜이 완전 막공이라고 해도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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