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4 관람

 


결국 배우 때문에 재관람.

최재웅, 김태한, 구원영 배우 때문에 본 공연.
이 세분이 뮤지컬다운 느낌을 내 주신 분. 다른 분들은.. 흠...

최재웅 목소리야 죽여주고...
김태한은.. 으, 알타를 다시 한 번 찾아보고팠다.

지난 번 윤도현의 경우는 과거 상훈의 모습이 전혀 앳되지(?) 않았는데 조성모는 그런 느낌이 살아났다는 게 좋았다.
하지만 기대하고 있던 노래의 경우는... 영~~
평소 생각했던 조성모의 미성이 아니라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개인적으로 좋고 싫음을 떠나 그래도 목소리는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아니었다.
나이가 들어서 목소리가 변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그것 치고는 목소리 자체에 감정이 안 들어갔고, 원숙함이나 노련미마저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한 때는 잘나가던 발라드 가수였는데.
저음은 너무나 불안정 했고, 높은 음은 답답하기까지.

서인국은 오히려 괜찮았다. 가수답게 노래를 불렀고, 연기가 어설펐든, 어쨌든을 떠나 오만하고 자기 것을 다 가진듯한 그런 느낌은 이율보다 오히려 나았을 정도.이율은 지나치게 무덤덤했던 반면 서인국의 현우는 그 감정이나 오만함이 드러났다.

리사는 아.. 정말.
어제 세 바퀴에 나온 탓인지 미친 고음이란게 검색어 1위까지 했을 정도이지만 아, 이번에도 역시 이 분의 솔로가 시작하자마자 감정이 와장창 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김태한의 탱고춤의 기나긴 손가락의 움직임은 다시금 그 세세한 느낌에 감탄케 했고.
최재웅의 감정 표현은 역시나.
그리고 조성모의 노래에서 변환되어 최재웅의 노래로 넘어갈 때는 그 안정감이 있어서 더욱 좋았고.

노래 자체는 윤도현이 훨씬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댄스의 안무들은 좋게 말하면 복고스럽고, 나쁘게 말하면 촌스런게 제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게 다시금 느껴졌다.
아니, 두 번째 보니 더더욱 느껴졌다. ㅜ.ㅜ

배우만 보고 즐기기에도 구멍이 너무나 많이 느껴져  아쉬웠던 공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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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공연



쥬크박스 뮤지컬.
고 이영훈 작곡가의 곡들을 모아 만든 뮤지컬. 그렇기에 스토리보다는 곡이 중심이 된다.
나 역시 다른 어떤 것보다 그 음악들을 감상하기 위해 관람했던 뮤지컬이고.

그런데 이거, 정말 스토리가 ㅡ.ㅡ
스토리가 약하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너무나 얼기설기 기워져 있다.
뜬금없는 씬들도 많고, 단체 무용도 많고.

큰 줄거리는 신파다.
삼각관계. 두 남자와 한 여자.
열렬한 운동권이고 꿈을 쫓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다고 했던(실제로 다 가졌던) 남자,(현우)
인기 작곡가이며 한 여자를 열렬히 사랑했지만 그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던 남자,(상운)
두 사람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매력적인 목소리의 소유자이고, 가수였던 여자.(여주)
그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 
생각해보면 고 이영훈 작곡가의 곡들 대다수가 잔잔하고 부드러운 사랑이야기임을 생각해본다면 괜찮은 설정이다.
그런데 이야기의 화자들이 붕 떴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노래를 중심으로 한 뮤지컬이기 때문에 탄탄한 극 스토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대를 접었다.
하지만, 그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이렇게밖에 표현될 수 없었을까?

"깊은 밤을 날아서"를 금지곡으로 설정한 것만큼 운동권을 중심으로 나름 갈등과 사랑을 표현하며 돌아가는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 사람의 사랑을 중심으로  애절함과 열렬함을 표현한 것도 아니다. 
차라리 철저한 신파로 만들어가는 것이 훨씬 감정과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낫지 않았을까도 싶다. 

함께 갔던 분의 말씀따라 아무리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장면에 이어지는 노래의 가사가 장면과 어울리며 전달이 되어야 될 텐데 그런 느낌이 없다는 게 문제.
그러니 극을 통해 전달되는 감정이 더 어설픔. 

운동권 이야기는 더더욱 거슬림. 물론 시대야 시대지만, 그것 말고도  현우가 여주하고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을텐데 말이다. 80년대를 배경으로 했다고 모두 운동권이어야 되는 것이 더더욱 그렇고.
이게 무슨 시대 풍자극도 아니지 않은가. 진지한 극이 아님에도 그렇게 화면 가져다 붙이고 애써 심각한 척 만드는 것은 좀 그렇다.

무대 구성은 좋았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도 그렇고, 단순한 배경도 그렇고.
다만, 조명과 단체 무용의 안무는...ㅜ.ㅜ

일부러 촌스럽게 만든 걸까?
80년대가 배경이었다고?

근데 1부 마지막에 여주가 노래를 하면서 뒤로 시위 장면이 겹쳐지면서 등장하는데, 아, 빌리 엘리어트와 비교가...ㅜ.ㅜ
물론 빌리 엘리어트의 파업장면과 발레교실의 교차는 정말 잘 짜여진 구성이기에 지나친 비교가 될 수가 있긴 하다.
다만, 빌리를 본 곳도 LG 아트센터. 광화문 연가를 보는 이 곳도 LG 아트센터니 순간적으로 딱 스쳐지나갈 수 밖에.

어쨌든 스토리야 그렇다 치고  배우님들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한 분은 빼 놓고  그저 좋았을 뿐.
배우는 역시 배우다 라는 말을 다시 되새김.
최재웅(상훈)씨가 "고맙다"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에 왈칵 눈물이...
정말 스토리가 점점 고조되어서 눈물이 나게 한게 아니다. 스토리는 배경일 뿐, 그저 최재웅씨의 그 나직한 목소리에 실린 감정,
으아, 정말이지...

태한씨와 구원영씨 커플 등장장면은 사실 필요없는 장면이 많았다. 이야기로 따져보면 그렇지만...
나올 때는 정말 좋았다.
코믹할 때는 코믹하고,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이별 이야기의 듀엣은 앞의 듀엣과 비교되면서 너무나 좋았고.
두 분 다 노래도 잘 하시고, 팔 다리는 길쭉길쭉.
연기도 좋으시고. 우하하. 정말 즐거운 커플.

이율씨는 처음 봤다. 그러나 담백한 목소리가 꽤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뮤지컬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지나치게 힘을 넣지 않으면서 불렀기에 좋았다. 팔 다리 길쭉한 비쥬얼은 더할나위 없는 플러스.

윤도현은 괜찮다 싶었다. 물론 특별히 연기란 장면은 별 다른 것도 없고, 앞에서 재웅씨가 중요한 감정연기는 다 해주었지만 일단 노래가 좋았음. 가수 윤도현이 보이긴 했지만 나쁘진 않았다. 다만 초반에 발라드의 경우 이문세의 감정선이 생각이 나서 좀 그랬긴 했지만. 하지만 듣고 있다보니 괜찮다 싶었다. 특히 순전히 발라드가 아닌 약간 발랄(?)하거나 힘이 든 노래의 경우는 정말 가수 윤도현답게 부르더라. 그래서 좋았지만.^^

문제는.. 하아...
주인공 여주를 맡은 리사씨.
평소 배우를 아는 폭도 좁고, 극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저 가끔 보는 관람자의 입장에서 배우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말하기가 그렇지만 이건 정말 미스 캐스팅.
내가 한상운 작곡가라면 리사씨 목소리에 반해서 가수해달라고 할 것 같지 않다.
고 이영훈 작곡가의 곡들이 어떤가. 굉장히 서정적이다.
서정적인 곡들. 가사는 시적이고, 멜로디는 섬세하다. 그렇다면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찾을 때 나같으면 굉장히 맑고 투명하면서도 매력적인 목소리의 소유자를 찾을 듯하다. 
그런데 리사씨는 그 어디에도 해당이 안 된다. 노래를 완전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음정, 박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지 자체의 문제.
그리고 노래 표현력의 문제.
1부 마지막 곡 "그녀의 웃음소리뿐"을 부를 땐 난 정말 뒤집어주는 줄 알았다.
소리를 지르는게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아니다. 
노래란게, 특히 강약을 오가며 부르는 것일 텐데, 이건 순전히 "강강강강   더 센 강" 만 있을 뿐.
일단 목소리부턴 너무나 이미지에 안 맞는데 표현 자체도 이러니..ㅜ.ㅜ 
뒤로 갈수록 여주가 안 나온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았다.ㅜ.ㅜ 
 
이렇게 내가 미스캐스팅이라 여긴 배우도 정말 처음일 듯.

그 분만 빼 놓은다면 솔직히 이 극은 이영훈 작곡가의 곡을 듣는 재미와 배우들 보는 재미.
음.. 사실 뮤지컬의 본 의의가 그것이기도 한 것 같지만.

오랜만에 한 번 이영훈 작곡, 이문세 노래의 곡들을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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