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 김재범, 채동현, 이규형



이 극에 관심이 가게 된 것은 김재범 배우 때문. 김재범 배우의 더블캐스팅인 성두섭 배우도 있고.

배우에 대해 관심은 컸지만, 극 자체는 사실 그닥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제목 자체도 사실 막 튀고, 내용도 궁금할 만한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그런데 보고 나와서 든 첫 번째 생각이 

"이거, 기대 이상인데.^^" 


사실 내용 자체는 굉장히 전형적이고 상투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이 극은 딱 그런 의미의 극.


어디선가 봤을 법한 줄거림에도,

극이 전개되어 가는 과정이 꽤 깔끔하고 매끄럽다.

성격이 정 반대인 동욱과 석호가 친해져가는 과정 역시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곡도 꽤 좋다.

배경에 어울리기도 하고.^^

극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음악, 영상, 세 사람의 여행 이야기는 

정말 여행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아, 정말 유럽에 가고 싶어라.ㅜ.ㅜ 


관객과의 호응을 끌어내는 장면이나 그에 맞춰 배우들이 약간의 애드립, 즉흥적인 대사를 처리하는 부분도 좀 보였다.

프리뷰인데도 꽤 자연스럽고 좋았으니, 이후의 공연이 더욱 더 기대된다.


굉장히 유쾌하고 즐거운 극.

긍정적이고 플러스가 되는 에너지가 가득찬 극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죽했으면 앞으로 스트레스 받으면 이거 보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결국 오늘 뜬 굿티 예매 완료.^^

아. 좋아라.좋아.ㅜ.ㅜ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언어영역을 공부하다 보면 접하게 되는 문학작품들을 뽑아 이야기를 구성했다.

박완서 작가의 황혼, 김춘수 시인의 꽃,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 최인훈 작가의 광장.


소나기를 제외한 다른 세 작품은 그야말로 정체성의 이야기.

소나기는 오선생과 김동연의 사이를 비유한 거라고 한다.


사회에서 강요한 역할, 기대와 나의 생각, 나의 정체성의 갈등.

문학 작품을 통한 비유.

참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출, 작가님들의 말씀에 의하면 이 연극은 아직 미완성 상태.

사실 두산 아트랩 공연이라는 것이 극의 실험이 주 목적이라고 한다.


본 공연이 올라오게 되면 꼭 한 번 찾아 보게 되는 작품이라는 건 분명하다.

아마 그 땐 오선생과 김동연이 좀 더 부각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주연이랄 수 있는 그 둘보다 어중이, 떠중이, 중중이가 더 부각된 상태.


마지막 장면에 대한 연출가의 이야기는 좀 충격적이었다.

확실히 열린 결말인 것 같다. 같은 장면을 두고 생각이 많이 달랐으니.....

어느 분은 죽음을 생각했지만 나 같은 경우엔 전혀 반대를 생각했기 때문에.

마지막 동연의 행동과 퇴장을 보면서 죽음보다는... 그 이전에 갇힌 테두리를 풀고 좀 더 밖으로 나가는, 관계를 맺고자 하는 적극적인 동연의 모습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출가의 유튜브 이야기는 그래서 더 충격적...


처음 과제발표..(이게 과제라니...ㅜ.ㅜ) 시 첼로와 피아노만 연주했다고 하는데

그게 상상이 잘 안 된다.

특히 감정이 고조되는 그 장면에... 악기의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여러 타악기와 흔드는 악기의 그 소리가 굉장한 느낌을 줘서 그런지도.


그리고 그 "이월"이라는 시. 이걸 초등학교 때 썼다고?

작가라는 사람은 다른 인종인갑다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네..ㅜ.ㅜ 


어쨌거나 굉장히 재미있게 봤던 작품.

꼭 본공연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