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 댄스레슨

고두심, 지현준


 고두심 배우의 40주년 기념연극이라고 하지만 

내겐 순전히 지현준 배우를 보러갔던 공연.


 교사 출신의 목사부인이나 게이 댄스강사 둘 다 성격이 만만찮다.

둘 다 깐깐하고, 둘 다 자기주장이 강하다. 더군다나 목사부인은 목사부인답게 

도덕적 코드가 강하다. 더군다나 자기에겐 적용되지 않는 걸 좀 남에게 강하게 주자한다고 할까나? 목사부인이야말로 대단하다. 댄스강사 말대로 그동안 춤을 추고 싶어 어찌살았나 싶다.


어쨌든 서로가 부딪치며 만났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고,

서로를 감싸안아가는 과정을 6주 동안의 댄스레슨을 통해 보여준다.


마지막 커튼콜의 댄스장면은 그랬기에 참 아름다워보였다.

마음을 점점 털어놓고 서로의 우정을 쌓아가는 장면이 앞에 있었기 때문에

커튼콜의 장면은 그 두 사람의 댄스를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었다.


지현준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정말이지, 그 모비딕의 퀴퀘그는 떠오르지도 않았다.

물론 전혀 다른 성격이기도 했지만, 퀴퀘그의 그 무게 잡힌 모습과 이 댄스레슨의 게이강사 마이클의 촐싹거리는 모습은 정말...


만약 지현준의 마이클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면, 이 극은 꽤 심심했을 것 같다. 그러나 연기의 강약을 참 잘 조절한다. 촐싹거리며 여성적인 말투로 하는 것 같다가도 자기 생각을 다 표현하며 핵심을 찌르는 대사나 행동이나, 참 ... 

억지 웃음이 아닌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내서 더욱 좋았다. ^^


1부가 끝나고 주변 사람들이 지현준 배우를 검색하더라. 그것도 괜시리 좋더라.^^




9/7 천상시계


경희궁에서 했던 뮤지컬.

1년에 한번씩 고궁에서 뮤지컬을 하는데 그게 경희궁과 꽤 잘 어우러져 좋았다.

처음엔 대장금을 봤었고, 이게 두 번째 보는 공연.

(중간에 다른 것을 본 것 같기도 한데.....)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

주된 주제는 하늘, 별자리를 보는 것을 주로 삼은 것은데,,,

그래서 천상시계였던 것 같기도.


들어갔을 때 배우들이 이미 분장을 다하고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있어서 무척이나 신기했다. 그런 모습은 거의 처음으로 본 것 같아서.

주연배우까지....


극 전체적으로 보면 욕심이 무척 많았던 극 같다.

이것저것 다 보여주니라고 정작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없었던 것 같다.

스크린을 사용하는게 많았는데 굳이 스크린 대신 대사나 무용으로 했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경희궁 자체가 워낙에 좋아서 그것과 어울리면 더 좋았을 텐데.


인상에 남는 장면은 그런 장면들이다.

자격루를 이야기할 때 나오는 노래나 무용. 그게 정말 잘 어울렸다.

또 하나는 어가가 무너지고 장영실을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해 서로 반대편끼리 다투는 장면인데, 배우들이 번갈아 가면서 계단을 올라가면서 

다투는 장면이 무척이나 강렬했다.

제일 좋았던 장면은, 커다란 대나무였나? 막대기에 붉은 기를 매달아 흔드는 장면,

바람에 휘날리면서 막대와 기가 요동을 치고, 빨간 조명에 뒤에는 경희궁이 있었고.


전체적으로 궁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

대사가 좀 잘 안들렸다는 점.

중심적인 이야기가 없이 난잡하게 이것저것 다 등장했다는게 좀 아쉬웠다. 솔직히 장영실이 사랑하는 여자가 등장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으니. 근데 또 노래는 괜찮고...ㅡ.ㅡ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가 오히려 못 보여준 뮤지컬이 아닐까 싶다.


근데 아이들과 함께 보기엔 정말 좋을 듯.

스크린에 장영실의 발명품까지 등장하며 소개하는게 지금 나 "위인" 장영실의 삶에 대한 뮤지컬을 보러온게 아닐까 싶었으니.

가족끼리 그런 느낌으로 오는 것은 괜찮을 듯 하나, 난 그런 의도로 보러간게 아니라 아쉬웠다.ㅜ.ㅜ




'공연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9/15 Feel the 피아노  (0) 2012.09.18
9/15 삼국유사 프로젝트 꿈  (0) 2012.09.18
8/25 쥐덫  (0) 2012.08.31
십이야  (3) 2012.08.31
필로우맨  (0) 2012.08.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