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남아있는 제일 오래된 무성영화라고 한다.

그 영화를 4인조 라이브 밴드와 뮤지컬 배우, 변사로 조희봉 배우가 맡아 한 공연이었다.


처음 무성영화를 보러가자는 지인의 말에 호기심이 제일 컸다.

본 적도 없고, 어줍짢은 지식은 티비의 자료화면에서 본 것에 그칠 뿐이니.


무성영화를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예전의 서울역사를 둘러보는 것 역시 색다른 경험이었다.


어렸을 때 서울역의 이미지는 참 커다란 역이었는데 어른이 되어선 참 작아진 느낌이 들었다.

더군다나 곳곳에서 느껴지는 근대 건축 양식 역시 묘한 기분을 주고.


그런 서울역사의 2층에서 바로 이 "청춘의 십자로"공연을 하는데,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대식 건축 구조물, 칠판 알림판, 만국기처럼 매달린 영화안내 깃발,

내부로 들어가니 대합실을 고쳐놓은 듯 하다.

근데 옆의 벽난로나 스탠드 등이 또 색다른 분위기.


더군나 찹쌀떡 판매, 사탕이나 물을 나눠주면서 한껏 옛날 극장의 분위기를 돋궜다. ㅎㅎ


그리고서 시작된 공연. 

아코디언 반주는 옛날 느낌을 절로 느껴지게 한다.


변사가 현대식으로 바꿔서 코믹적으로 표현한다.

사실 영화의 영화배우들의 연기방식이 참 어색했다. 근데 변사의 목소리에 빨려들어 완전히 집중.

중간 잠깐 등장했던 배우들에게 다시 감탄.

계속해서 연기를 하던 것도 아닌데 어쩜 그리 감정을 잘 잡으시던지.

더구나 김대종 배우는 눈물까지 뚜욱 뚝.

저래서 배우인가 싶다.


보면서 30년대의 사람들은 참 순진했나 싶다.

낫을 들고 감에도 해결은 주먹다짐. 

몇 번 때리더니 모든게 해결이 되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이지 순진무구한 해피엔딩.


중간의 "비극"은 그림도 잘 그리고, 심지어 글씨마저 좋다. ㅋㅋ


정말 즐겁게 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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