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근대 한국소설은 많이 읽지 않은 편.

이것 역시 유명한 작품이나 손에 가지 않았다.

한글이라도 좀 이해도 안 가고, 뭐라 하는지도 모르는 작품이 대다수라.

거기다가 일제 강점기 시대니 암울한 작품도 쫌 많아.

 

그래서 이건 대체 어떤  내용일까 궁금증이 먼저...

 

일단 느낌부터 이야기하자면 꽤 유쾌한 이야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원작은 구보 박태원.

작가의 호와 이 소설의 주인공이 같다. 

처음 이 소설에 대해 알 때도 그게 신기했었는데, 

작가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 등을 이 소설에서 구보씨를 통해 나타낸 듯 하다.

(뭐, 연극에서도 무슨 기법이라 이야기하기도 했고…^^;;)

 

그래서 이 연극은 작가 박태원과 구보 역을 맡은 배우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전개해간다.

 

보면서 참 신기했던 것은 영상, 이미지, 무대 조명 등의 활용이었다.

특히 시작부분의 그 오프닝은 참...

진짜 티비 오프닝을 즉석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책의 구절이 낭독되면서 배우들이 그 구절에 어울리는 연기를 펼치고,

게다가 무대의 영상, 배경, 대사의 내용등이 당시의 시대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다.

 

모던보이….

일제시대 하면 일단 그 암울한 독립전쟁의 이야기를 떠 올렸지만

그럼에도 살아가는 사람들은 계속 살아가고,

그 속에서 나름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향유하면서,

삶은 계속되었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중간 몰락한 친구의 모습이나 주변을 묘사함으로써

당시의 시대 분위기도 보여주고 약간 허무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 역시 

마냥 즐거운 사람들의 시대는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

 

보고 나온 순간 참 아쉬웠다.

프로그램북도 다 팔린 탓에 없고, 

다시 한 번 볼 기회도 없었고….. ㅜ.ㅜ 

 

당시의 시대상황도 엿볼수 있고, 이야기도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굉장히 독특한 무대연출과 구성을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문학인들이 구보 박태원의 결혼식 방명록에 남긴 글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상 작가의 "면회사절 반대" 의 말은..^^

한 마디로 결혼했다고 술 안먹는 것 없기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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