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무척이나 강렬한 연극!!

 

앞서서 보았던 경쾌했던 "한꺼번에 두 주인을" 의 이미지를 전부 지워버릴 정도로

엄청난 연극이었다.

 

기존에 모범생들과도 비슷한 이미지였으나 이 극이 보다 더 큰 충격을 준 것 같다.

내용도 내용인데다가 배우들의 연기 역시 더욱 더 강렬했으니.

 

어찌보면 순하디 순하고 원리원칙적인 엘레나 선생님과 그녀의 생일을 축하하러 온 네 명의 학생들.

그러나 그 학생들은 목적이 생일축하가 아니었다.

엘레나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시험지 금고의 열쇠를 갖기 위해서!!

 

네 명, 아니 다섯명은 정말 각기 다른 인간상을 대표로 하는 것 같다.

엘레나 선생님은 혼란한 세상에서도 원칙, 도덕이란 것을 믿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자.

그리고 열쇠가 필요한 아이들은 가난한 밑바닥 인생에서 벗어나고 싶어한 자들을...

마지막으로 한 아이는 그런 그들을 내려다보면서 조종에 의미를 갖는다.

 

보면서 참.. 뭐랄까.

제일 문제가 많고 불량끼 넘쳐보이는 빠샤는 제일 먼저 반성한다.

선생님 집을 떠나면서도 치우지 않고 그대로 가면 안되고 선생님한테 혼날 걸 걱정하는 빠샤는

참 무식하지만 마음이 착한 아이랄까. 그나마….ㅡ.ㅡ 

 

반면 제일 모범적인 발로쟈는 완전 뒷통수를 때리는 캐릭터.

"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악이 있는 이유는 쾌락" 때문이라 이야기한다.

그건 그의 그 이후의 행동에 대해 답을 보여준다.

그가 필요하지도 않는 금고의 열쇠를 구하고자 하는 그 무리에 참여한 건 순전히 쾌락,

자신이 얼마만큼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가를 실험한 것이기 때문.

 

다른 녀석들은 나름 필사적인 이유라도 갖지.

그는 그렇지도 않다.

 

발로자의 박태수 배우가 엘레나 선생님을 달랠 때의 내는 부드럽고 나지막한 목소리는

정말 섬뜩할 정도이다. 듣는 내내 오싹...

 

발로자가 하는 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너희들은 꼭두각시냐. 시키는대로 하게." 대충 이런 대사였던 것 같다.

거기서 꼭두각시란 말이...

 

1980년대 러시아 시대상황을 반영하면서 타락한 도덕과 윤리, 혼란스러워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렸다지만 뭐랄까, 지금 우리 시대에도 딱 적절한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꼭두각시란..ㅡ.ㅡ 

 

무척이나 강렬했던 연극.

이야기도, 배우도, 연기도, 모두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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