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관람




두 번째 본 모비딕 공연.

이번엔 신지호와 KON 배우의 협연을 보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작년에 했던 원래 캐스팅이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도 많았고, 배우들간의 호흡도 더 좋았었던 듯 했다.

중심인물인 신지호와 KON 배우의 연주는 참.....

사실 지난 번의 모비딕 공연을 보고나서 굉장히 반했었다. 지현준 배우의 퀴퀘그는 그야말로 식인종, 원시 부족 전사의 특징을 아주 잘 나타냈다고 생각했고, 신지호 배우와 덩치 차이는 그런 느낌을 더욱 더 잘 강조해서 대체 KON 배우는 어떨까 궁금했기도 했다. 퀴퀘그의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 

그런데 오~~ KON 배우는 바이올리니스트이기에, 이건 모든게 연주. 즉, 지현준 배우가 몸짓, 대사로 퀴퀘그의 성격 등을 보여준 반면 KON 배우는 바이올린 연주로 사실 퀴퀘그의 성격보다는 감정의 흐름을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에게 대사의 애드립이나 연기는 KON 배우는 자신의 바이올린 연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스마일과의 만남,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 작살을 던지는 것, 죽음 등등.... 시종일관 섬세하게 울리는 바이올린 소리. 배 안의 긴장되고 불안한 분위기를 바이올린의 가느다랗고 끊어질듯 말듯한 연주로 전해주는데 이건 정말...

게다가 신지호 배우와의 협연은 두말할 것이 없다. 피아노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바이올린 소리. 빠르기, 강함, 그런게 참... 지현준 배우는 아무래도 배우다 보니 좀더 몸짓 동작이 많이 들어간 것에 비해 KON 배우는 연주로 모든 것을 보여주더군.

더군다나 이 모비딕은 무대 뿐 아니라 조명 자체도 뭔가 신비로운 느낌을 참 많이 준다.

특히 신지호 배우와 KON배우의 협연을 할 때 비스듬히 비쳐주는 조명은 더욱 그런 느낌을 강조하는 것 같고 말이다.

지현준 배우와 또 다른 맛.

이런 상황이다 보니 덩달아 윤한 배우와 KON배우의 연기도 보고 싶어졌다. 또 그걸 보면 다른 커플로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완전 반해버렸다. 정말.

다음엔 2층에서도 한 번. 무대를 일단 한 눈에 볼 수 있고, 음향이 좋더라. 연강홀은 뒤쪽으로 갈수록 음향이 좋은 이상한 형태...

다만 난간의 안전창이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좀 그렇지만 가격이 싸니 그에 대한 보상이 될 것 같고.ㅎㅎ

O.S.T는 생각보다 늦게 나오지만 이건 필히 살 생각. 너무나 좋아.ㅜ.ㅜ 

말로 정말 표현을 못 하겠다. 

일단 보는 것이 최고인 무대!


덧붙임 : 네레이드도 작년에 하셨던 분. 그래서 경험이 있으신지 더욱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일단 목소리가 참 깨끗하고 파워풀해서 좋았다. ㅎㅎ 자리가 조금 문제였지만 그래도 참 좋았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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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3일 관람

Cast: 신지호(이스마엘). 퀴퀘그(지현준) 에이헙(황건) 스타벅(이승현) 플라스크(유승철) 스텁(황정규) 네레이드(차여울)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면서 연기도 하는 공연.
따라서 연기를 전문으로 하는 배우들이라기보다 연주자가 연기도(!) 하는 공연이라고 보는게 더 맞을 것 같다.

처음에 배우들이 연주를 한다기에 좀 그저 조금 특이하고 색다른 공연일 거라 생각했었다.
뭐랄까, 예전에 봤던 오디션같은 그런 뮤지컬 느낌이라고 생각하고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내 생각은 완전히 깨지고.. 역시 나의 상상력은 참...

참 묘한 느낌이었다.
배우들이 무대 위에 서서 연주하면서, 어떤 때는 그저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고,
배우와 악기가 함께 무대의 배경으로 보여줄 때도 있었다.
악기의 연주로 극의 흐름과 캐릭터의 감정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할 뿐더러, 때론 악기 자체가 소품의 역할을 할 때가 있었다.
예를 들어 트럼펫이 마치 망원경인 것처럼.
또한 단순히 악기를 정형적으로 연주하는게 아니라 때론 손가락으로 튕기고, 발로 차기도 하며, 악기 연주 자세를 바꿈으로써
좀 더 극의 느낌과 캐릭터를 보여주기도 했다.
악기의 종류 자체도 임의적으로 선택된 게 아니라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을 선택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서기 좋아하는 플라스크 3등 항해사는 자신의 뽐내는 성격을 트럼펫이 앞으로 나와서 강하게 뿜어나오면서 보여주기도 했고,
에이헙 선장의 첼로는 자주 들리면서 첼로의 뾰족한 받침 부분을 드러내는 장면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게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뭔가 불편하고 예민한 그런 분위기를 보여주려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배우들이 참 나름대로 강렬하고 인상이 강했지만, 그 중 주인공 이스마엘과 식인종 친구인 퀴퀘그에게 참 많이 시선이 갔다.
두 사람의 만나는 장면, 친구가 되는 장면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협주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면서 표현을 하는데 참 유쾌한 장면이었다. 특히 오늘 이스마엘 역의 신지호씨와 퀴퀘그 역의 지현준씨는 덩치나 인상적인 면에서나 대조를 이루면서 너무나 잘 어울렸다.
서로의 이질적인 배경만큼 이질적인 인상, 그리고 맞추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정말이지...ㅎㅎ 지호씨는 너무나 귀여웠고 현준씨는 정말 야생(?) 원주민 같았다. 연기자체는 뛰어난 편은 아닌 것 같지만 악기를 잡는 순간 뭔가 달라진다. 특히 피아노의 신지호씨는...
그저 빠질 수밖에 없더라. 

아, 그리고 또 생각난 건데, 무대의 구성 역시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배의 갑판위를 나타낸 무대인데 평면이 아니라 약간 기울어진 꼴. 그 위에서 굴러내려보고, 올라가고 그러는데 굉장히 역동적인 이미지였다. 사실 무대가 움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울어짐 "때문에 배우들의 이동이나 동선이 좀 더 다양해 보이고, 배 위에서 벌어지는 장면같다는 느낌을 더 주고 있으니. 평면, 판판한 무대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

1부와 2부는 굉장히 분위기가 달랐다. 1부는 일단 유쾌 발랄, 꿈을 찾아간다고 할까? 2부는 반면 결국 현실에 부딪힌 것. 2부를 보는 내내 에이헙 선장보다는 스타벅에게 더 공감을... 선장이 굉장히 독선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결국 자신의 꿈, 그 복수에 다른 애꿎은 선원들을 다 끌고 간게 아닌가. 선장은 복수라는, 또는 바다에 대한 도전이라는 꿈을 쫓았지만 다른 선원들은 그게 자신의 꿈이 아니었으니. 그저 돈을 벌고 자신의 가족을, 또는 가게를, 새로운 경험을 하는게 목적이었지, 괴물을 쫓아가는게 그들의 꿈이 아니었으니까.
솔직히 2부는 조금 더 빠르게 흘러가기에 내용을 이해하기 약간 힘들었다. 더군다나 원작을 안 읽었던 상황에서.ㅜ.ㅜ 
그래. 난 그런 책들이 싫었다. 특히나 청소년 추천 책 시리즈는...ㅜ.ㅜ 내 취향이 아니었어... 근데 뮤지컬을 보고나니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ㅡ.ㅡ 

전체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뮤지컬. 무대도 좋고, 음악도 좋고, 구성도 좋고.^^
창작 뮤지컬이라는데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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