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본 어쌔신.





처음 봤던 공연보다 나아졌다. ㅡ.ㅡ 

다들 황정민 배우의 연기를 칭찬하는 것 같은데 난 오히려 박성환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

지난 번 황정민 배우의 찰리 귀토 역할에서 시종일관 그 웃고 있는 모습이란.... ㅡ.ㅡ 

찰리 귀토는 그렇게 실실대고 웃기만 하던 바보같은 인물이 아니란 말이지.


정상훈 배우의 새뮤엘 비크도 좋았다. 다만 대사를 잊어버리시기 전까지..ㅜ.ㅜ 

그럼에도 정상훈 배우의 새뮤엘 비크는 남문철 배우나 예전 한지상 배우의 느낌과는 조금 색다른 느낌.

저렇게도 해석해서 연기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을...

자신의 분위기에 휩쓸려 대사를 잊어버리시기 전까지는..^^;;;


제일 돋보였던 것은 누가 뭐래도 윤석원 배우의 레온 촐고츠.

물론 사연 자체가 제일 그럴듯한 배우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촐고츠의 절망, 엠마 골드만의 사상에 대한 감탄, 존경, 결심 등등 제일 다양한 감정의 흐름을 보여줬던 인물.


역시나 발라디어/오스왈드의 최재림 배우는 존재감이 없고...


두 번째 본 거라 그런지 어느 부분에 나오는지 셀 수 있었던 것과 동시에 예전 발라디어와 비교해 생략된 부분이 없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왜 나왔다는 느낌이 이리도 안 드는건지...


이 극만 보면 발라디어가 대체 왜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마지막 빌리가 부르는 노래는....

대체 어떤 의미로 아이가 부르도록 집어넣은 거지?

더군다나 열 받는 건 이 가사의 내용을 이번에 하나씩 씹어서 듣고 있자니 완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노래라는 사실.

그게 잘못되었다는게 아니라 앞에서 나온 극의 내용과 완전히 배치되는 가사의 내용이다.


어쌔신의 암살범들은 사람들 자체가 미친 사람들이 아니다.

다만 자기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대다수는 자신의 뜻을 주장하기 위해 대통령의 암살을 선택한 사람들.

그렇기에 다들 뭔가 궁지에 몰려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 어쌔신은 바로 그런 느낌을 전혀 주지 못한다.

절박한 느낌이 없다. 미친 사람들의 미친 이야기.

더군다나 빌리의 노래는 앞서 이야기했던 암살범들의 조그마한 이야기마저 모든 것을 부정해 버린다.


덕분에 원곡, 지난 번 어쌔신까지 찾아보게 되는....


한 번 번역해보고 비교해보는 등 잉여짓을 해 볼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배우들의 연기는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제일 문제인 건 이 극 자체의 연출이 아닐까싶다.

이 극을 제대로 이해하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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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있는 단원 김홍도의 그림 이야기.


이야기는 참 단순하다.

김동지와 손수재가 그림 속으로 들어가서 겪게 되는 이야기. 라고 한줄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

물론 그 안에서 나름 반전이라는 것을 주긴 했지만 ^^


이야기 자체보다도 단원 김홍도의 그림.

그림 속의 한 장면을 표현하는 무용, 노래,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극.


무엇보다 김동지와 손수재가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나 손수재가 김동지를 불러들이는 그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

정말 영상, 조명의 덕분인지 진짜 빨려드는 듯한 느낌.


색깔이나 동작 등이 참 고왔던 무대.

화려함에도 자극적인 화려함보다 고운 선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줄거리와 그림 속의 장면을 좀 더 유기있게 연결하는 그런 내용이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


DVD 역시 판매하는 것을 보면서 나중에 애들에게 미술시간과 음악시간을 통합으로 해 보는 것도 괜찮다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역시 직업병.ㅡ.ㅡ 


요즘 들어 저런 붓글씨, 얇은 선, 여백의 미 등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운좋게 싸인회를!!


일찍 줄서서 받았지만 나중에 돌아오는 길, 지하철을 계속 삽질하는 바람에 늦게 돌아오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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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 

삼국유사 이야기 중 제일 알려지지 않은 비형랑과 도화녀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았다.

잘 모르는 이야기라 극을 보기 전 설화를 잠깐 살펴 보았다.

대략 어떤 인물인지는 알고 싶어서.


근데... 뭔가 제목에 안 맞는 느낌이라 잠깐 생각이 들었다.

도화녀는 비형랑의 어머니. 귀신이 된 진지왕과 도화녀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비형랑.

귀신과 함께 놀 수 있고, 부릴 줄 아는 아이가 비형랑이었다.

그리고 비형랑이 도깨비 중에서 추천한 인물이 길달. 그리고 바로 길달은 흥륜사 문 위에서 자는데 어느날 여우로 변해 도망가다가 비형의 손에 죽었다는 짧은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뜬금없는 길달의 죽음에 좀 황당하게 생각했다. 왜 자기 손으로 추천하고, 자기가 죽인거지?

덕분에 다시 설화의 의미를 해석해 놓은 글을 찾아봤더니 그 과정이 길달은 신라의 토착세력, 비형과 진평왕의 왕권과의 대립의 의미라나?

흐음.. 하며 연극이 시작될 때까진 잠시 잊고 있었다.


근데 연극이 시작되고 나니, 이야기 자체가 길달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는게 아닌가?


로맨티스트, 낭만주의자, 사랑 으로 생각했던 그 의미가 아니었다.

이 연극에서 말하는 로맨티스트는 이상주의자.

그리고 이 이야기는 로맨티스트 길달과 리얼리스트 진평, 임종, 비형, 도화의 대립, 선택이었다.


보면서 역사가 움직이는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랄까.

특히 흥륜사를 완공하는 리본컷팅 장면에선 승자의 입장, 승자의 역사를 본 느낌이랄까.


처음엔 다들 무언가를 바꿔보려 했다.  수단은 다르지만.

그러나 그런 것들은 그들이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조금씩 변질된다.

말은 세계를 바꾸기 위해 내가 지배하고, 돈을 쓰고 통제한다고 하나 결국은 자기자신들을 위한 이야기일뿐.


길달과 비형은 참 여러모로 대칭된다.

비형은 통제를, 길달은 자유를, 

비형은 수직적인 관계를, 길달은 수평적인 관계를,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쫒는 길달은 그런 로맨티스트.

비형, 진평, 임종, 도화는 길달을 죽임으로써 자신들의 질서를 만들어간거고.

그들은 이상주의는 현실과 맞지 않다고, 타협해야 한다고 그들이 자기들의 취향에 맞지 않기에 거부하고 죽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대선도 있고 그래서인지, 

유달리 이런 내용의 극이 많이 보인다.

이상, 올바른 정치,  소중해야 할 가치 등등....


신라의 이야기임에도 현대식 복장과 현대식 표현방법,

서로를 경계하고, 다른 마음을 먹으면서 웃으면서 인사하는 그들의 모습은 연극내내 흥미로웠다.

그리고 극에서 종종 비디오로 실시간 촬영하면서 뒤에 비치는 그 각도가 참 묘한 느낌을 줬다.

때로는 눈을 확대하고, 입술을 확대하고,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마치 내가 그 사람의 진심을, 그 사람의 생각을 확인하는 것 같은 묘한 느낌을 준다고 할까.


다만 아쉬운 건 마지막 길달의 대사.

도깨비들에게 파업을 권하고, 이끄는 그 장면이 좀 아쉬웠다.

도깨비들에게 설득하는 그런 직접적인 대사들이 오히려 또 다른 파업 지도자와 그의 말을 따르는 사람들 사이의 수직적인 느낌을 줬다고 할까. 강제적인 느낌.

오히려 길달과 도깨비들이 함께 어울리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공사를 하지 않는 그런 식의 표현이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 길달은 수평적인 관계를 강조했는데 그에 이어지는 길달과 다른 도깨비 사이의 관계는 수직적으로 느껴지니 좀 아이러니.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극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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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예뻤던 무대.

재미있던 이야기.


마지막 장면은 눈에 참 많이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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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본 김재범 배우의 베르테르.


볼 때마다 느끼지만 노래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참 풍부하다.

솔로로 부르는 곡마다 행복한 감정, 슬퍼하는 감정, 달달한 감정이 절절 흘러나온다고 할까.

더군다나 더 좋은 것은 가사가 모두 또렷하게 들린다는 것 역시.

정말 녹음파일을 듣고 있는데.. ㅜ.ㅜ 

살살 녹는다....


대극장 무대에 적응되셨는지 지난 번보다 훨씬 동작도 크고 감정도 더 강하게 들어간다고 할까.

연기 스타일이 많이 달라지셨다.


김아선 배우는 참 목소리가 참 예쁘시더라. 

지난 번보다 더욱 더 예쁘고 맑게 들렸다.

이상현 배우와도, 김재범 배우와도 목소리가 참 예쁘고 잘 어울렸다.


이번에 본 카인스는 오승준 배우. 

일단 이번 오승준 배우는 노래가 되시기에 듀엣 노래가 참 좋았다.

특히 1부에선 더욱 좋았다.

그런데 2부는 지난 번 지현준 배우가 좋았다. 절망하는 그 연기는.. 

노래를 잘 못하시지만 그 감정 선이 참 좋아서. 그래서 그만큼 이번 지현준 배우의 카인즈가 좀 아쉽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지난 번 보았던 것보다 더 좋았다.

감정선도 그렇고, 표현도 그렇고.

다만 이미 한 번 봤던 내용이기에 내가 땅파는 것이 좀 덜했다는 정도만..^^;;





생각해보면 베르테르란 인물이 행복하게 결혼한 커플 집에 가서 난장판을 피우는게 뭔 짓이다야 싶지만

이거이거 재범 배우의 베르테르가 난리치는 걸 보니 왜 그리 불쌍한지.

솔직히 알베르토란 인물이 참 속이 좋은 거지. 그 꼴을 봐 주고 있으니. 참.


그럼에도 어쨌거나 참 불쌍한 인물이다. 베르테르는.

알베르토와 롯데에겐 베르테르란 인물은 그저 수많은 롯데의 숭배자 들 중 한 사람일테고, 젊은 날의 에피소드에 그치겠지.

그래서 오늘은 더욱 더 권총을 건네주며 "좋은 여행" 다녀오라고 전해달라는 말에 더욱 더 불쌍해지더라.

배우에 더 감정이입해서 그런 건지도...ㅜ.ㅜ 


참 베르테르란 인물이 말 안되는 인물이다 싶지만

김재범 배우의 베르테르 연기를 보다 보면 저 인간 저리 불쌍해서 어찌하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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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연극을 보러가면 무대의 구성에 참 많이 놀란다.

극을 구성하고 연기를 해 나가는 방식에 따라 무대가 다르다.

이번엔 따로 무대가 없고, 둥글게 의자만 배열. 그리고 배우들은 그 의자 사이로 옮겨가며 연기를 펼친다.


덕분에 무대 위에 이미 네 명의 배우가 등장했음에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또는 대화, 자세에 따라 네 배우가 다른 공간, 또는 다른시간에 있는 느낌을 준다.


주요 등장인물은 형사, 경호(수진 아빠), 규연(수진 엄마)  수진이다.

이 네 사람이 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관객에게 주어질 서사적 정보】

#1.과거에 기자였던 경호는 극단적인 우울증에 빠져있는 규연과 미스터리한 양상의 부부관계이다. 규연은 경호를 극단적으로 증오하고 있고, 경호는 규연의 그런 증오의 양상을 끝없이 받아들이고 보살피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경호가 잃어버린 딸 수진을 찾았다고 말한다.
#2.어린 딸을 잃어버린 날, 규연은 남편이 내연행각을 하느라 딸을 방치했다고 형사에게 말한다. 규연은 어린 딸이 남편의 내연녀에 의해 유괴됐다고 형사에게 말한다.
#3.15년 전 잃어버린 딸을 찾아 경찰서를 헤매던 경호는 어느 날 경찰서에서 이름과 신상명세가 일치하는 수진을 찾아낸다. 하지만 수진은 자신의 아버지가 죽었다고 한다.
#4.수진은 자신이 경호의 딸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경호를 계속 만나 대화한다.
#5.규연은 수진이 유괴되고 며칠 후 변사체로 발견됐다고 한다.
#6.경호는 수진이 지금 이리로 오고 있다고 한다.
#7.믿음과 기억이 다른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난다.

출처 : http://webzine.e-stc.or.kr/01_guide/actpreview_view.asp?Idx=164



경호와 규연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심지어는 수진이 죽었는지, 살았는지에 대해서도 다르다.

또한 수진이란 아이 역시 자신의 부모가 죽었지만, 그럼에도 경호를 계속 만나고 마지막엔 어느새 딸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연극의 제목 "믿음"이란 건 어떻게 생기는 걸까? 

같은 사건을 이야기하는 그 기억마저 이렇게들 다른데.


이 연극을 보면서 내 머리 속은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이들은 왜 서로 다른 이야기를 주장하고 있을까?


일단 내가 생각하는 이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은...


- 경호는 수진이가 실종된 날 외도를 했을 것이다. 그는 유괴범이 잡히는 바람에 그 날 경찰서에서 중요한 기자회견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 날 꼭 수진이와 함께 보내기 위해 집에 가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기자회견도 없었고, 수진이가 실종된 날과 수진이의 생일을 함께 엮어서 "그 날만큼은 꼭 집에 가려고 했다."라고 주장한다. 


- 수진이는 유괴되지 않았고, 실종되었다. 규연은 내연녀가 전화를 걸었고, 그 여자가 자신의 딸을 납치했다고 계속 주장한다. 그럼에도 전화통화 내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질 못한다. 또한 그 날 집으로 온 전화는 남편에게서 온 전화 2통 뿐이었다. 덧붙여 규연은 수진이가 당시 어디에 있었고, 무얼 하고 있었는지 기억을 제대로 하질 못한다.


- 수진이는 죽었다. 후에 경호가 찾았다던 수진은 사실 경호의 딸 수진이 아니다. 규연은 수진이의 죽은 모습을  보았다. 또한 중간에 지나가는 이야기로 경호는 수진의 비염 이야기를 한다. "그 조그마한 몸에서 무슨 피를 그렇게 많이 흘리는지... 백혈병, 혈우병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비염이더라...." 둘 다 수진이의 죽은 모습을 봤던게 아닐까. 


- 경호가 만난 수진은 자신이 경호의 딸 수진이 아님을 안다. 그럼에도 그는 경호를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경호의 딸 수진처럼 변해간다. 아니, 그렇게 믿는 것 같다.


그리고 연극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수진의 죽음엔 경호 뿐 아니라 규연 역시 죄책감이 큰 것 같다. 물론 규연은 그 화살, 책임을 경호에게 돌려버렸지만. 그것을 느꼈을 땐 규연이 수진의 죽음을 묘사할 때. 

굉장히 일상적인 풍경 사이에서 수진의 죽은 모습을 묘사한다. "깨 볶는 냄새" 라고... 물론 일상적인 것 사이에 참혹한 모습을 표현하면서 불행을 극대화시키는 묘사도 있긴 하지만 규연의 표현은 그런 느낌을 주지 않았다. 어쩌면 규연은 남편의 외도, 자신의 우울증 때문에 아이를 방치한게 아닐까. 그리고 그 결과 수진이의 실종되고 죽은게 아닐까. 내연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아이를 데려가 유괴, 실종된게 아니라, 아이가 혼자 놀다가 발을 헛딛는 그런 일상적인 사고를 당했던 게 아닐까. 더군다나 어디에서 노는지 엄마가 몰랐더라면...


이 네 사람의 기억은 뒤죽박죽이다. 심지어는 형사마저도. 수진이가 죽었는지 죽지 않았는지 알고 있을 그 형사마저 경호가 찾은 수진이 진짜 딸인지 궁금해한다. 


누구의 기억이 맞는지는 사실 이들에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그저 믿는다.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그리고 그게 자신의 기억이라 생각한다.

믿고 싶지 않는 것은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보고 싶지도 않다.


이들의 경우는 극단적인 경우지만 실제 그렇지 않나?

특히 어린 시절을 다시 추억하는 경우엔...

아니, 굳이 거기까지 가지도 않는다. 타진요나 그런 사람들처럼 증거를 밀어넣어도 이미 자신들은 믿고 있는 것만 사실이라 여길테니... 인간의 믿음은 생각해보니 참 무시무시하네.


보는 내내 머리에서 나사들이 회전하는게 느껴졌다

이리저리 보는 내내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면서 짜맞추면서 보는 연극.

정말 흥미롭고 보는 즐거움이 느껴졌던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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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창극이란 테마로 한 창극 공연.


창극 공연은 처음이었기에 호기심이 가득. 더군다나 장화홍련을 한다길래 어떻게 할까 기대 잔뜩.


전부 보고나서 든 생각은 뭐랄까, 2% 부족하달까.

근데 그 부족한 부분 때분에 큰 아쉬움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창극이라 해서 그래도 연기가 되실 줄 알았다.

뭐, 연기를 아주 못했다 그러기엔 뭣하지만, 연기에만 들어가면 어설픈....

대체로 판소리를 하시는 분들은 일단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이기에 연기가 된다.

한 사람이서 여러 역을 할 수 밖에 없으니.. 또 그게 참 쫄깃쫄깃한 느낌을 주고.


근데 이 분들도 분명 판소리를 하시다가 창극단으로 들어오신 것 같은데... 음..

내가 생각했던 장화홍련의 이미지와 배우들이 안 맞아서 더 그렇게 느낀 건가 싶기도 하다.


사실 일단 소리로 들어가면 훨씬 느낌이 더 잘 살아났다. 말로 하는 것보다...

일종의 우리 뮤지컬인 셈인건가. 그렇지만 연기가..ㅜ.ㅜ 


아쉬운 점을 이렇게 주절주절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건, 

장화홍련이란 작품이 사실 전체적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불협화음으로 연주되는 음악의 음산한 분위기.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사라지는 사람들.

가정 안의 아버지, 계모, 장화, 홍련, 아들 사이의 맞물리는 관계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모든 것을 아는 듯한 말과 부추기는 말로 더욱 분위기를 음산케 해주는 도창의 부분이라든지.


극 자체는 참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 이 극을 뮤지컬, 연극 또는 인당수사랑가처럼 퓨전 국악뮤지컬 등으로 각색해서 보고 싶다는 생각도.

극이 참 좋았지만 좋았던 만큼 아쉬운 부분도 더 크게 다가왔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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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의 공연과 같은 캐스팅. 몸이 안 좋은 탓에 기침 참느라 무척 고생하며 본 공연.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할까. 무대는 엄청 예쁘고, 감초들 캐릭터도 좋았고.^^ 다만 뺑마담은 지난 주 봤던 김희어라 배우가 내 취향이었다. 노래나 말투나 훨씬 감칠맛이 났던. 그리고 더욱 요부 같았다. 박정표 배우 좋았지만  임강희 배우는 원 캐스팅으로 그 긴 무대를 끌고 나가니 더욱 더 대단해 보였다. 하아. 몸 상태만 아니었다면 더욱 빠져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만...


11. 24 어쌔신

 예전 쟁쟁했던 배우들의 무대 덕분에 반했던 연극. 아마 그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빠져들었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발라디어/오스왈드의 역을 강하늘/최재림 배우가 한다고 했을 때 걱정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다 보고나서 기우였다고 이야기했으면 좋겠지만 무척이나 아쉬웠던 무대였다. 

 최재림 배우의 공연을 봤는데 처음 시작할 때는 노래도 괜찮은 듯 해서 내심 기대는 했었다. 그런데 다 보고 난 후... 든 첫 번째 생각은 발라디어가 이런 캐릭터였나? 이렇게 존재감이 없었던가? 였다. 오히려 사격장 주인의 임팩트, 무게감이 더 강했다. 강하늘 배우의 무대는 좀 더 나으려나?

 그리고 황정민 배우의 찰리 귀토. 악... 이건 그 찰리 귀토가 아냐..ㅜ.ㅜ 김대종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것도 있었지만 황정민 배우의 찰리 귀토는 시종일관 속도 없이 웃는 찰리귀토였다. 특히 사형대로 가는 그 장면은....

 연출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내가 예전의 연출이 정말 내 취향이었기에 이렇게 이번 무대가 아쉬웠던 걸까. 모든 장면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죽이는 장면도 그렇고, 개도 그렇고, 모든 게 가벼운 느낌.

 그 와중에 윤석원 배우의 레온 촐고츠, 남문철 배우의 새뮤얼 비크는 인상적. 그 외는 오히려 이렇게 이 캐릭터들이 이렇게 존재감이 약했었나? 이렇게 암살장면과 사형, 죽는 장면의 임팩트가 약했었나 하는 의아심만 느꼈던 무대.


11. 28 일리아드

초대권으로 보게 된 무대. 일단 처음 시작하는 장면이 굉장히 생소했다. 마치 연습실처럼 투탁투탁 거리다가 어느덧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그런 부분이 생소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처음엔 뭘 봐야되지? 하다가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더라. 

트로이 전쟁이야기나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전투는 그야말로 유명한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의 서사가 얼마나 뛰어난지도 느낄 수 있었던 무대. 또한 그런 이야기를 저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며 느꼈던 무대이기도. 작은 공연장이었지만 모자와 간단한 옷가지 등으로 여러 역할들을 표현하는 배우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고, 배우들의 동선이나 무대의 구성에도 감탄했다. 이래서 창작자들인가 싶다. 이런 일반인인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하지 못하는 무대나 연출에서 말이다.


11.29 인당수 사랑가

배우들이 몸이 안 좋은 걸까. 약간은 코맹맹이 소리도 들리기도 하고 유난히 버벅대는 장면도 많았다. 근데 저번 주와 달리 몸이 괜찮아서 그런지, 완전 몰입. 감동.ㅜ.ㅜ 다만 관객 크리가 유난히 심했던 날이었던게 아쉬웠음. 세상에 초반부터, 그것도 넷째 열에서 앞의 의자에 몸을 기대어 이야기하며 보는 관객은 심했다. 덕분에 무대 가장자리에서 배우를 보기 위해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야 했던... 뭐라고 말을 하는 것조차 내 감상에 방해가 되기에 말은 안했지만 정말 제대로 짜증. 이야기 소리는 왜 이리 크며, 그 와중에 켜는 핸드폰. 제발 핸드폰은 끄자고.ㅜ.ㅜ  아악.ㅜ.ㅜ 정말 정말정말..... ㅜ.ㅜ 

처음 본 새로운 손광엽 배우의 변학도도 좋았음. 더욱 더 허무한 목소리랄까. 

무대는 정말 좋았는데. 감동하면서 보는데..ㅜ.ㅜ 어젠 내겐 막공이 되는 인당수 사랑가라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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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보여주듯 심청전과 춘향전이 만난 이야기. 보고나와서 첫 생각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한 말이 참 잘 어울렸다는 것.


일단 무대의 첫 인상부터 참 예뻤다. 

약간 경사진 무대의 뒤 쪽으로는 언덕 길이 나 있그 경사진 길과 평면무대가 자연스럽게 구부러져 연결되어 있었다. 왼쪽 앞엔 그네가 걸려있고,

그런 무대가 여러줄로 꼬인듯한 막에 가려 살랑살랑 보였다.


이 극이 완전히 라이브로 꾸며지고 있다는 것도 극을 보다가 알았다. 길이 자연스럽게 구부러지고 주변으로 나무가 설치되어 있어서 몰랐는데 그 사이에 악단이 숨어져 있었다. 나중에 꽹과리를 들고 한 분이 일어서서 치는 것을 보고 알았다. 참 잘 어울리는 무대 배치더라.


이야기만 춘향전과 심청전이 퓨전했던 것은 아니었다. 판소리와 뮤지컬의 절묘한 조화라니. 중간엔 인형극도 등장하고.^^


주인공은 춘향과 몽룡이었지만 이 극만의 정말 독특하고도 맛깔스런 느낌은 도창 덕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팜플렛을 보니 도창을 맡은 정상희씨나 고수를 맡은 이상화씨 두 분 다  원래 이 일을 하시던 분. 무형문화재 이수자라고. 그래서 그런 소리가 났던건가 싶다.


1부는 사실 코믹적인 요소가 참 많았다. 특히 몽룡과 춘향의 노는(?) 장면이 그렇다. 정말 씩씩한 춘향과 좋다고 쫓아다니는 강아지같은 몽룡이라니... 몽룡의 아양떠는 모습은 참... 그리고  닭살돋는 대사들.. 꽃들 사이에 앉아있는 춘향보고 안 보인다고 하는 거나 꽃을 꽂아주면서 하는 말이나 그런 대사들이 전혀 닭살돋지도 촌스럽지도 않게 적절한 유머가 가미된 듯한 느낌으로 전달이 되다니... 전혀 닭살 느낌이 안 들어서 오히려 신기했다. 


그리고 남장 여자들... 어휴.. 말로는 못하겠다. 남자가 여자흉내를 낼 때의 전통적인 여성스러움 가장하는 코믹적인 부분도 컸지만 춤도 참... 


2부는 좀 우울. 몽룡은 서울로 떠나고, 변학도가 새로이 신임사또로 부임했는데, 춘향전과 같은 탐관오리 변사또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풍채 좋고, 인품좋은 그런 사람. 다만 이 변사또가 춘향에게 반했던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을 뿐. 변사또는 악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생각, 그리고 사랑으로 춘향을 죽음으로 몰아갔으니.


현실적인 시점에서 말한다면 오히려 변학도의 말이 옳았다. 사랑이 영원하고 이몽룡이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는데 춘향이가 그저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것은... 더군다나 자신의 아비가 감옥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그런다는 것은 바보같은 짓일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야기, 춘향은 춘향이고, 몽룡은 과거에 급제해서 기다리고 있던 춘향에게 돌아가려고자 했으니까. 문득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가 떠 올랐다. 어린 나이에 열정적으로 사랑했고 함께 죽었기에 사랑이 영원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말. 더 살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야기는 비극인데도, 왜 다 보고 나서 비극인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걸까. 마지막에 죽어서 서로 만나서 그런걸까 싶기도.




무대가 정말 예뻤다. 특히 뒤 화면으로 비치는 해나 달의 모습은 정말이지...

웃길 때는 무지하게 웃겨주고, 슬플 때는 한없이 슬프고,

그리고 그 여운마저 남겨주는 전개나 무대가 참 좋았다.



처음 보았던 배우지만 몽룡의 역을 맡았던 박정표 배우의 목소리가 참 좋더라.


몽룡과 춘향 두 사람이 함께 노래 부를 때 참 듣기 좋았다. 임강희 배우의 목소리는 곱고, 박정표 배우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봉사 역은 이동재 배우,

방자 역은 이상은 배우.


심봉사나 방자는 서로 번갈아가면서도 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코믹적인 요소가 있는 두 역이라 그런가? 


이상은 배우는 식구를 찾아서에서도 느꼈지만 순간순간 휙휙 억양이나 표정을 바꾸는게 참 인상적이다. 방자 캐릭터가 참 초반에 아주 깨알같은 재미를 주더라.^^


변학도 역엔 임현수 배우. 

목소리가 저음이신데 역시 듣기 좋았음. 

현실을 알고, 세상살이에 지친 변학도의 그런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는... 


다 보고 나와서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무지하게 들었다. 그만큼 좋았던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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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럴 멸을 보고 나온 후 향한 2인극 페스티벌.

여기서도 정보석 배우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2인극 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

오늘 참 많이 접한다 싶었다.^^


어쨌든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갔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


첫 번째 연극은 순천시립극단의 "늦은 행복"


두 노인이 나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개인적으로 내용 자체가 내 취향이 참 아니었다. 

노인들의 이야기 답게 속도도 무지 느리고...

다만 원작의 결말이 저런 내용인가? 싶기도.

반전이 뭐랄까 놀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왜 저러는 걸까 하는 생각이 오히려 들었던 이야기.

속 깊은 이야기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부분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아쉬웠던 이야기.



두 번째 연극은 극단 C바이러스의 라롱드

사실 이 연극에 출연하는 지현준 배우를 보러갔던 목적이 강했다.

지현준 배우와 또 한 분 김지영 배우가 2명이서 5역의 연기를 햇다.

극장에서 받은 리플렛의 시놉시스를 보고 즐겁게 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좀 컸다.

보통 성인물(?)의 내용은 뭐랄까 좀 보기 불편해서.

노골적인 관련 농담 자체도 그닥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근데 의외로 완전 뒤집어졌다.

지현준 배우의 능청스런 연기도 좋았지만, 김지영 배우의 연기도 정말이지, 혀를 내두르겠음.

역에 따라 완전 변하는 그런 분위기란...

목소리도 상당히 허스키한 편이라 어둔 배경 아래서 창부의 역할을 할 땐 솔직히 남자인가? 싶었는데 다른 배역에선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표현하시더라.

라롱드라는 이야기가 세기말적, 혼란스럽고 타락한 사람들의 모습을 풍자한 거라는데 ,

다 끝난 다음에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지현준 배우와 김지영 배우가 하는 역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인물이 바뀌어 등장한다. 

작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전 에피소드와 다음 에피소드에서 여자 캐릭터는 같고 남자캐릭터가 바뀌고 그 다음 에피소드는 전 남자캐릭터는 이어지지만 여자 캐릭터가 바뀌는 그런 식.

그래서 처음 에피소드에 등장한 창부는 마지막 에피소드에도 등장해 꼬리를 무는 식이다.그렇게 이전 캐릭터들이 대비가 되어 그게 풍자가 된 건지도.

하여튼 그건 둘째치고 정말 웃으면서 즐겁게 봤던 코미디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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